맘가는 시

따뜻한 얼음 / 박남준

#경린 2011. 12. 15. 10:29

 



따뜻한 얼음 / 박남준 옷을 껴입듯 한겹 또 한겹 추위가 더할수록 얼음의 두께가 깊어지는 것은 버들치며 송사리 품안에 숨쉬는 것들을 따뜻하게 키우고 싶기 때문이다 철모르는 돌팔매로부터 겁많은 물고기들을 두 눈 동그란 것들을 놀라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얼음이 맑고 반짝이는 것은 그 아래 작고 여린 것들이 푸른 빛을 잃지 않고 봄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겨울 모진 것 그래도 견딜만 한 것은 제 몸에 온기란 온기 하늘아래 다 전하고 스스로 알몸의 몸이 되어버린 얼음이 있기 때문이다 쫓기고 내몰린 세상을 껴안고 눈물지어본 이들은 알 것이다 햇살아래 녹아내린 얼음의 투명한 눈물자위를 아~ 몸을 다 바쳐서 피워내는 사랑이라니 그 빛나는 것이라니

 



얼음... 차갑고, 시리고, 딱딱하고, 날카로운.... 그런데 따뜻한 얼음이라니...... 차갑고 시리고 딱딱하고 날카로운 것이 누군가에겐 따뜻하고 포근하고 여리고 무던한 사랑이라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얼음이 집이 되고, 옷이 되고, 친구가 되고, 사랑이 되어 추운겨울을 이기게 해 주는구나 방한복이네...... 시를 읽고 얼음을 보니... 훈훈함이 느껴진다. 쩌엉~~쩌엉~~~ 터지는 울음을 삼키며 지키고 보호했을 것들에 대한 사랑이 전해진다. 시렸던 마음이 따뜻해져 온다.

 



날이 많이 찹니다. 얼음처럼 더 두껍게 두껍게 해 드릴 뭔가가 부족하여서리 따뜻한 차로 대신합니다.^^ 부디 건강들 잘 챙기시구요. 아름답고 행복한 겨울 나시길 바랍니다.^^


 

 

'맘가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겠다 / 백창우  (0) 2011.12.22
세월은 / 조병화  (0) 2011.12.18
친구에게 / 이해인  (0) 2011.12.11
농담 / 이문재  (0) 2011.12.04
우리 첫 눈 오는 날 만나자 / 오광수  (0) 2011.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