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마산 가고파국화축제

#경린 2012. 11. 4. 14:12

 



제12회 마산 가고파 국화축제 친정집 근처 해안가 마산 제1부두를 중심으로 올해도 어김없이 국화축제가 열렸다고 전화가 왔었다. 이 가을 볼만한 구경이니 꽃지기 전에 보고가라고... 다녀온 사람들 얘기로도 가 볼만한 축제였다하였다.

 



국화는 마산의 특산물이기도 하다. 1960년대부터 전국최초로 상업국화를 제배하기 시작한 지역이고 수출용 국화를 일찌기부터 제배한지라 어렸을적에는 국화를 키우는 비닐하우스를 쉬이 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도시가 전부 개발이 되어 어디에서 많이 키우고 있는지.......아마도 외곽으로 많이 벗어난 지역에서 제배가 되는 듯.....

 



처음 국화전시회를 할 때만해도 이렇게 규모가 크지 않았다. 십 몇년전부터 해마다 이맘때면 마산공설운동장 한 쪽 부스를 이용하여 국화전시회를 했었다. 집이 바로 그 근처인지라 해마다 국화전시회를 보러갔었더랬다. 국화전시회가 발전을 하면서 장소를 마산돝섬해상유원지로 옮겼다. 동물원이었던 돝섬을 놀이동산으로 바꾸고 국화전시회를 할 때 한 번 가보고 창원으로 이사 온 뒤 국화축제를 가 보지 못했다.

 



돝섬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야했는데 줄서서 기다리는 것도 그렇고 이래저래 불편하더니만 몇 해 전부터는 돝섬 뱃머리 부근 부두의 더 넓은 공간을 이용하여 국화축제를 하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가을축제가 되었다. 국화전시 외에도 여러 행사를 한다고 하는데 행사를 마무리 할 즈음에 가서 다른행사들은 보지를 못했다.

 



구름이 약간 끼인듯한 주말 오전에서 오후로 막 넘어가려 할 즈음 건축디자인을 전공하고 싶다는 곰만디에게 그런 행사의 꾸밈도 사진으로 담고 봐두는 것이 좋음을 상기시켜 데리고 집을 나섰다. 쬐그만게 스케쥴이 어찌나 빡빡한지 줄서서 기다리다시피하여 표를 얻는 심정으로 몇 시간 함께 한.....ㅋㅋ 우리집에서 아무래도 제일로 한가한 이가 바로 나인듯....^^

 

가고파의 고향 마산앞바다와 돝섬



토요일이라 그런지 마산제1부두로 가는 해안도로는 많이 지체가 되었다. 예상대로 국화전시장부근의 주차장은 모두 만원...... 전시장에서 좀 멀리 떨어져 있는 지정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내리니 마산앞바다가 반겨주었다....익숙한 특유의 바다내음과 함께..... 휴일의 비를 예고하며 흐림을 안고 잔잔히 파도의 잔물결을 일으켜 바람과 함께 뭍으로 보내고 있는 모습이 평온하였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바다를 덮은 것은 국화향이었다. 어찌나 그 향기가 진한지 행사장 근처 어디서나 국화향이 코를 간지럽히며 가을공기를 독차지하고 있었다.

 



겨우 주차를 하고 축제장으로 향하는데 차량의 물결은 더 심하게 이어지고.... 아휴...나갈때는 더 하겠다싶은...^^ 이 좋은 계절 가을 이 가을이 꼬랑지를 보이고 있으니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모두 분주하고 안타까웠는지 그 고운 햇살을 놓치지 않고 한가닥이라도 부여잡아보기 위해 나온 듯......

 

기네스북에 오른 한뿌리에 핀 1408송이 다륜대작



행사장은 상당히 넓은 공간이었고 국화의 양도 대단하다는 감탄사가 나올만하였으나 너무 넓은 공간에 펼쳐 놓은 것이... 오목조목 이뿌고 아름답다는 느낌은 덜 하였다. 그기다 행사 마지막 즈음이다보니 꽃도 조금 생기를 잃은 듯하고... 한 뿌리에 최다꽃송이로 기네스에 오른 다륜대작 한뿌리에 많은 꽃송이를 달고 있어서 그런지 꽃의 모양과 크기는 좋지 않았지만 그 정성이 대단하였다. 정말 뿌리가 하나인지 밑을 들여다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찌 국화보다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듯한......어지러움....... 아이고 무시라이...많아도 너무 많다. 이 넓은 공간이 아니면 이 많은 사람들을 다 우찌 할 뻔하였노... 할만치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가을이 끝자락을 보이는 주말 사람들은 집에만 있을수 없었고 어디든 가고 싶었으리라.. 도심에서 가까이 가을의 전령을 만날수 있다니 쉬이 찾은 곳이 국화축제장인 듯......

 



해가 점점 하늘 중앙을 지나면서 지면은 뜨거워졌고 불어오는 해풍도 시원함의 강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니 덥기도 덥고 지치고 배에서도 고픔의 신호를 보내왔다. 축제장은 국화만 많은 것이 아니라 먹을거리도 아주아주 풍성..... 축제장 주변이 온통 먹자거리..먹거리 장터였다. 어렸을적에 분식점이나 리어카포장마차에 서서 흔히 먹었던 그러한 음식들이 즐비하였다. 번데기, 꼬지, 오뎅, 은행, 회오리감자,아이스크림...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을정도로 먹거리리어카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포장을 치고 임시적인 시설을 하여 식당을 운영하는 곳도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위생상태.....엉망이었다. 저걸 도대체 먹어도 별 탈이 없을까 싶을만치.... 그기다가 설상가상으로 왜 그렇게 비싼지.... 재래시장이나 분식점의 2~4배정도의 가격이었다. 주로 아이들이 먹는 음식들인데 아이들 주머니를 열기에는 가격이 너무 비싼거 아닌가 싶었다. 우리는 차에서 내리면서부터 먹어보자고 했던 번데기와 꼬지를 사 먹었는데 보기보다 맛은 괜찮았다.^^

 



요즘은 축제장 어딜가나 이런 길거리 먹거리들이 먼저 반겨주는 듯한데 그 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축제구경을 온 거에 비하면 그닥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많지 않았다. 시민들의 의식이 그만큼 높아졌는데 공급하는 입장에서 눈높이를 제대로 충족해주지 못함인 것이다. 축제를 개최할 때는 주체가 되는 시설이외에 이런 부가적인 부분도 신경을 쓰야한다고 본다. 특히나 마산가고파축제는 부두에서 열리고 부두근처에는 마땅한 음식점도 그리 없으니 말이다. 하기는...상시적인 축제장도 짧은기간하는 축제이니......

 



전시장을 도는 동안 내리쬐는 햇살의 조여옴에 시원한 잔치국수 생각이 절로 났지만 주변의 포장식당에 들어가서 먹을 엄두가 나지를 않았다. 해서 우리가 가끔 가는 창원의 열무국수집으로 고고~~ 하여 오다 더운기운이 식으면서 메뉴가 바뀌었다. 돼지국밥과 순대국밥으로....ㅋㅋ 서로 입맛이 같다는 것은 이럴때보면 것도 작은 행복이다.^^ 축제의 분위기를 즐기려면 행사기간의 주말과 휴일이 좋겠고, 나처럼 사람많은것 보다 그 운치에 취해보고 싶다면 행사기간의 평일오전....햇살이 퍼져 나가기 시작하며 대지를 데워주기 시작하는 즈음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