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사라지는 순간들 / 경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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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고 싶기만 한 주말아침 더 자고 싶은 잠 이불 속에 넣어두고 고속도로를 달렸다. 쌩쌩 달리던 차들이 갑자기 느림보 걸음 '사고처리 중'이라는 전광판이 반짝반짝한참을 그렇게 엉금엉금......차가 빠져 나가는가 싶더니 으이그머니나...... 큰사고였나보다 사고의 흔적 위에 뿌려진 가루들이 무심히 바람에 날렸다.
머리카락이 위로 쭈뼛 등골이 오싹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갔지만 아무일 없다는 듯 아니 내 일이 아니니까 아니 앞으로 가야하니 차들은 바람 보다도 더 빨리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고속도로도 아무일 없다는 듯 쌩쌩 씽씽 바람만 불었다. 당사자들은 생과 사를 오갔겠지만 모든 것은 그렇게 순간이라는 이름으로 바람 속에 사라져 버렸다. 내가 살아가는 순간순간의 지금 나에게는 악착같기만 하고 어느 한 순간도 소중하지 않은 때가 없는데 세상의 바람 속에서는 무심히 사라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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