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금수산 미인봉, 신선봉

#경린 2011. 11. 14. 13:53

 




* 산행일 : 11월13일 * 산행지 : 미인봉(596m), 신선봉(845m) * 위 치 : 충북 제천시 * 산행코스 : 펜션주차장 -> 미인봉 -> 손바닥바위 -> 학봉 -> 신선봉 -> 상학련리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30분 (약10km) 이 번 산행지는 무슨무슨산이 아니고 무슨무슨봉이란다. 어느 산자락에 있는 곳인고.... 왜 산이라하지 않고 봉이라 하는고....

 




산(山).령(嶺).봉(峯) 산은 우리가 아는 흔히 말하는 하나의 산 령은 우리 말로 고개로, 큰 산맥을 가로 지르는 고개를 이르는 말, 태백산맥의 대관령, 한계령, 미시령, 선자령 소백산맥을 넘는 추풍령, 죽령과 문경 조령(새재)..등등 봉은 산줄기 마다 우뚝 솟은 봉우리를 칭한다. 북한산의 향로봉, 쪽두리봉, 인수봉...등등 미인봉과 신선봉은 금수산 자락에 있는 봉우리들^^

 




미인봉은 저승봉이라고도 하는데 저승봉 아래 저승골이라는 협곡이 있어 그 골짜기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은 다시는 되돌아오지 못했다고 해서 저승봉이라 하기도 하고 옛날에 멧돼지가 많이 살아 돼지猪자를 써서 저승봉(猪昇峰)이라고 불렀다고도 한다. 산행지로 출발하는 차안에서 산행대장님께서 잠깐 미인봉에 대한 설명을 하셨다. 미인봉은 저승봉이라고도 하며 그 이유는 경사가 완전 너무너무 심해 그 곳까지 가는 것이 그 만큼 힘들기 때문이라고....... 에고....오늘 산행 힘들겠다는 생각이 절로...ㅎㅎ

 




아니나 다를까 출발부터가 예사롭지가 않았다. 오마이 갓....소리를 몇 번이나 했는지..ㅋ 시작부터 오르막 이더니 미인봉 정상까지 계속... 그동안 운동도 하지 않았고 몇 주 동안은 내년도 사업관련 준비로 연속 되는 회의에 교육...늦은 귀가에 수면 부족.. 기타등등 해서리 내몸은 완전 최악의 상태로 sos를 보내왔다. 숨소리는 온 산을 뒤덮을 만큼 쌕쌕에다가 다리는 금방이라도 주저 앉아버리고 싶은 통증에 아찔한 현기증을 동반한 두통이 또 찾아왔다. 아...이대로 주저앉고 마는가.... 주저앉고 싶었다...정말로... '오늘 산행은 아무래도 무리다'하는 생각에 미인봉만 찍고 내려 올 생각이었다. 그런데 산행대장님께서 뒤따르며 격려 해 주시고 챙겨주시고, 내 짐까지 떠안아 주시고...ㅎ

 




이번 산행에 하필 짐을 많이도 가지고 간 나 원두커피 담은 보온병, 유부초밥 여러사람이 나눠 먹을 귤 한 봉지 야채초무침 재료, 물 3통....ㅋ 다음번 산행에는 산행대장님 말씀처럼 꼭 나 먹을 것 까지만 제대로 챙겨야겠다. 제 몸 하나도 주체하지 못하는 주제에...ㅎ

 




미인봉을 오르는 동안에는 너무 힘들어서 숨이 꼴딱 넘어 갈 것 같더니 컨디션이 점차 회복이 되면서 산에 적응이 되고, 큰 경사도 없고, 암봉을 타기 위해 위험하기는 했지만 간간히 쉬어가는 코스라 그런대로 숨을 제대로 쉬면서 갈 만 했다.^^ 신선봉은 온갖 기암괴석과 노송으로 이루어져 있고 중간에 큰 암릉이 두개나 있어 풍광은 더할나위 없이 좋았지만 산행은 좀 까다롭고 위험스러웠다. 지난번 묘봉 산행에서 로프 타는 산행을 했던 경험이 있어 줄타는 것이 좀 익숙해지긴 했으나 암벽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절벽은...아찔... 그런데도 그런 산행을 하면서 소주병을 챙기고 다니시는 분들 보면...오 마이 갓.....

 




금수산 줄기를 등받이로 펼쳐지는 충주호가 희미하게 보이기도 했으나 날씨가 워낙에 흐려 멀리까지 잘 보이지 않았다. 흐린 날씨로 인해, 그리고 단풍철이 지나 금수산의 비경을 제대로 즐기지는 못했지만, 오랜 세월을 이겨 온 노송과 수만길의 기암절벽, 융단처럼 온 산을 뒤덮은 낙엽을 밟는 즐거움을 맘껏 만끽한 산행이었다.^^

 




첫 산행 후에는 3일을 끙끙 앓았고 두 번째 산행 후에는 그 앓음이 1일로 줄더니 이제는 산행 다음날 아침 가뿐히 일어난다. 다리 통증도 없고... 제법 익숙해진 듯....ㅎㅎ 다시 다음 산행이 기다려 진다. 어쩌면 이 가을의 마지막 산행이 될지도 모를 산행....

 




하산 뒤풀이로는 올갱이 넣은 아욱국을 먹었다. 아욱국....처음 먹어 보았다. 사위 올까봐 문 걸어 놓고 딸을 먹인다는 그 아욱국... 여러글에서 본 그 아욱국... 어떤 맛일까 궁금했었다. 된장을 살짝 풀어 울옴마 끓여 주시던 근대국이랑 비슷하였는데 그 느껴지는 맛고 향이 좀 달랐다. 맛있었다.^^ 새봄 올라오는 뽕잎을 채취 해 두었다 요리한 뽕잎 나물도 참 고소하고 맛있었다. 역시 처음 먹어 본 나물이었는데 자꾸자꾸 젓가락이 갔다. 각 지역마다 음식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도 원정산행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돌아오는 길은 엄청 차가 많이 밀렸고 휴게소 화장실의 줄은 200~300m ...그것도 두 줄로 울긋불긋 단풍이 물든 듯 죽 늘어 서 있었지만...^^

 




혼자였다면 분명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을 것이다. 함께 해 주신분들 계셔 끝까지 갈 수 있었던 산행 땀으로 채웠던 소중한 하루를 함께 해 주신 모든분들께 감사함이다.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 할 수 있도록 해 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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