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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고등학교 때 여행다녀 온 오빠가 급 자랑하던 그 거제의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산행을 간다기에 산 위에서 내려다 볼 비경이 설레임으로 다가왔다. 며칠째 갑작스러운 추위인지라 산행에 입고 갈 옷을 고르는데 고심 남녘이라고는 하나 바다를 바라보고 있어 해풍이 많이 불지도 모를 일이고...... 그래봐야 아직은 11월인데 싶어 바지만 겨울용 바지를 입고 윗옷은 가을옷을 입고 그 위에 겉옷을 두껍게 입고 나섰다. 새벽공기는 차가왔지만 그래도 아직은 가을이 느껴지는 찬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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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입구 혜양사로 올라가는 길에 만난 저수지 가을단풍이 고왔는데 물에 비친 모습은 더 고왔다. 물에 비친 반영이 주는 깊은 그리움을 급하게 카메라 꺼내 담으니 이제 사진 찍는 여유도 있으시고 산사람 다 됐다고들 하신다. 그때까지만해도 제법 여유가 생겼다고 생각하고는 빙긋이 웃음이 나왔더랬다. 하지만......ㅎㅎ![]()
궂은 날씨에 차가운 바람을 걱정해서인지 모두들 두꺼운 겨울옷을 꺼내 입고 왔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당일 날씨는 구름이 좀 끼이긴 했지만 우찌나 따뜻한지 모두 들 오 마이 갓.......ㅎ 역시 남녘의 산이라 그런지 아직까지 단풍이 남아 있었고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자연의 빛과 이끼를 안고 흘러 내리는 계곡의 물은 그야말로 눈도 귀도 즐거운 환상적인 풍경이었다.![]()
혜양사에서 노자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아주 가파르지는 않지만 쉼없이 올라야하는 오르막이라 힘들었다. 겨울바지를 동동 걷어 올리고 싶은 맘이 간절하리만치 땀이 줄줄...주말에는 기온이 풀린다고 하더만 요럴때는 일기예보가 정확하다.ㅎ![]()
헬기장이 있는 노자산 정상에 서니 거제도에서 가장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노자산이라는 말 답게 사방으로 비경이 펼쳐졌다. 옅은 안개가 시야를 흐리게했지만 군데군데 솟아 있는 다도해의 풍경은 가슴을 울렁이게 했고 여기저기서 감탄사 연발....가히 장관이었다.![]()
불로초와 어우러져 늙지 않고 오래 사는 신선이 된 산이라하여 노자산(老子山)이라고 불리운다 하더만 저 멋진 풍광을 보고 사노라면 늙지 않을 것도 같다는 생각...^^ 그기다 기온이 따뜻한 남녘이니.... 증명이라도 하듯 산정상에서 철모르고 피어난 진달래가 해풍에 해실이 웃고 있었다. 갈색으로 채워져 가는 자연의 그림에 콕 박힌 핑크빛이 이뿌기도 하고 금방 추워질것인데 우찌할꺼나 하는 안스러운 맘![]()
올망졸망 다도해의 풍광을 눈으로 즐기며 능선을 따라 가라산으로 출발... 안개가 아쉬울만치 깔려 선명한 풍광을 즐기지는 못했지만 코끝을 스치는 갯내음과 섬들이 그려내는 독특한 해안선 해안마을 특유의 계단식 논 밭, 정리 정돈 된 양식장 하얀 거품을 내며 섬과 섬사이를 오가는 작은 배들의 물결 그기다 바다를 안고 올라오는 해풍까지 먼 길 찾아온 산손님들의 맘을 한껏 채워 주었다.![]()
능선을 따라 작은 오르내림이 다시 시작 노자산 정상 하나 오를때만해도 그럭저럭 요정도는 싶더니만 체력이 바닥 났는지 가라산 그 몇 미터를 위해 오르내리기 하면서 아이고 힘들어...에고고 ^^ 다리가 한 짐, 머리는 두 짐, 다리 힘은 제로^^ 머리가 아플 것을 대비해서 평소 산행에서는 미리 진통제를 먹었었는데 이번에는 먹지않고 한 번 뻐팅겨 볼려고 했던 것이 나중에는 화근으로.....이궁![]()
가라산에는 남해안 왜적을 감시하던 봉화대의 흔적이 있었는데 쌓아올린 돌들은 그 당시의 긴장감 보다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고 멋스러워 보였다. 가라산에서 내려오는 길은 수목원을 연상시킬 만큼 초록이 무성했다. 쭉쭉 뻗은 나무들은 옷을 다 벗기도 했지만 키 작은 관목들은 푸른잎사귀를 자랑하고 있었고 그 싱싱함이 우찌나 윤기가 나는지 봄이 오고 있는 착각을 할 정도였다.![]()
내리막의 경사가 급하다보니 무릎의 통증과 두통과 머리울림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꼈다. 아마도 그 동안은 진통제의 효과로 그 심각성을 몰랐던 것 같은....그래 이상하리만치 내가 산을 잘 탄다는 생각을.... 역시 나는 나였다. 우려 했던 것 보다 산을 잘 올랐던 것은 그 진통제의 효과 때문이었다. 진통제 한 알 없이 올랐던 이 번 산행에서 그것이 여실히 드러났고 문제성을 인식하기 시작...![]()
아...큰일 날 뻔 했다는 것을 너무 늦지않게 알아서 천만다행이라고나 할까.... 아무래도 이대로 산악회를 따라 겁없이 쫄랑쫄랑 다니는 것은 위험하고 내몸의 상태와는 맞지 않다는 거 결국 하산해서 진통제 두 알을 먹고서야 뒷풀이를 잼나고 맛나게 할 수 있었다.![]()
해안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오리불고기 파티로 뒷풀이를 했다. 바닷내음과 뱃고동소리 시원한 바다와 해풍 갯가 바위에 하얗게 핀 석화를 채취하는 아낙네들 그것들이 어우러져 그려내는 풍경이 참 평화로워 보였는데 굴을 채취하는 아낙네들의 구부러진 허리 저 허리로 아들 딸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키고 했으리..... 안개 속에서도 바다를 반짝이게 하는 햇살이 고마웠다.![]()
오늘 산행은 나만이 그런 것이 아니고 다들 낮은 산이지만 오르막이 한참 이어지는 은근 힘든 산이었다고 했다. 그나마 그 말이 위로가 되었지만 내 자신을 한 번 더 점검 해 볼 시간 무릎관절에 확실히 무리라는 신호를 보내오고 있었는데 그 동안 나는 진통제 약효로 모르고 있었다는 것 머리로 올라왔던 열기는 뒤 늦게 진통제 두 알을 먹었는데도 쉬이 가라 앉지를 않았고 집에 도착하여 샤워를 하고 난 뒤에도 가시지를 않아 얼굴이 화닥화닥 뜨겁더니 자고 일어난 아침에도 그 열이 예사롭지 않다.![]()
진통제를 미리 먹었어야 했다는 것 보다는 내 몸이 무리라는 것이 맞을 듯..... 민폐가 될까봐 이를 앙 다물고 참으며 미소 짓고 있었지만 나중에는 평지에서도 발끝이 턱턱 계속 땅에 걸릴정도로 힘들었다. 아니 아팠다. 힘들었다와 아프다는 다른 것인데..... 산악회를 따라 다니면서 자연이 주는 선물을 안으며 여러곳의 경치를 만끽하는 것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겨울에는 동네 낮은 산을 내 몸상태에 맞추어 쉬엄쉬엄 나 혼자 다니면서 내몸을 단련해야 될 것 같다..... 그래야 내 건강도 지키고 남에게 민폐도 아니 되고...^^ 울아부지께서 주신 스틱... 차 안에 팽개치고 가지고 가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동무 삼아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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