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내 안에 만개하신 그대에게 / 들꽃 - 정해종 / 들꽃폭탄 / 게일라가드너 운동

#경린 2012. 4. 18. 10:25

 



들꽃 / 정해종 내 안에 만개하신 그대에게


소리소문 없이 들꽃 피더니 들불처럼 들판을 점령한다 겨우내 등이 가렵던 들판 들꽃폭탄 터진 자리마다 아지랑이 포연 어지럽다 멀리서 들려오는 총성처럼 내 안에 망울 터뜨린 한 송이 들꽃 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다 거기에서 시작되었다

 

비비추

 




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이유 한 번 묻지 못한 채 무장해제 당하는 내 거친 욕망들 내 안에 식민 정부가 들어서고 나는 들꽃의 제복을 입는다 점령군 만세, 들꽃제국 만세! 밀항도 망명도 꿈꾸지 않겠다 미안하다 내 겨울의 동지들 나는 여기서 살아남아야겠다

 

큰앵초

 



미국 워싱턴DC 북서쪽 거리에 수류탄 크기의 흙덩이를 쥔 젊은이들이 나타났다. 게릴라 가드너 운동에 참여한 이들은 각종 씨앗을 진흙에 빚어 접근이 어렵거나 도심의 땅을 깊이 파기 힘든 빈 공터에 씨앗 폭탄을 던졌다. 폭탄이 터져 땅 속으로 씨앗이 퍼지면 각종 꽃들이 피어나게 된다.

 

죽단화(겹황매화)

 



도대체가 이름도 알 수 없는 꽃들이 종잡을 수 없이 피어나니 빈가슴에 씨앗폭탄을 누가 던진 것인고? 봄... 너로구나...ㅎㅎ

 

조팝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