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저무는 꽃잎 / 도종환

#경린 2012. 4. 22. 19:51

 



저무는 꽃잎 / 도종환 가장 화려하게 피었을 때 그리하여 이제는 저무는 일만 남았을 때 추하지 않게 지는 일을 준비하는 꽃은 오히려 고요하다 화려한 빛깔과 향기를 다만 며칠이라도 더 붙들어 두기 위해 조바심이 나서 머리채를 흔드는 꽃들도 많지만 아름다움 조금씩 저무는 날들이 생에 있어서는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아름다운 날에 대한 욕심 접는 만큼 꽃맺이 한 치씩 커 오른다는 걸 아는 꽃들의 자태는 세월 앞에 오히려 담백하다 떨어진 꽃잎 하나 가만히 볼에 대어 보는 봄날 오후

 



마산 나간 길에 친정 부모님 뵙고 돌아 오는 길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추하지 않게 지는 일을 준비하는 꽃은 오히려 고요하다....... 조용조용해지신 아버지가 살이 쏘옥 빠지시고 볼 때 마다 키가 조금씩 줄어 드시는 두 분의 모습이......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하더라만서도 울부모님은 언제나 언제나 나의 거목이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