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연리지 / 황봉학

#경린 2012. 7. 14. 18:50

 

photo by 蓮住



이웃님 블방에 갔다가 본 돌배나무와 느티나무의 연리지를 보니
예전에 '사랑한다면 연리지처럼'이라고 
우종영의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라는 책을 읽고 포스팅한
글이 생각나기도 하고 다른 수종의 나무가 뿌리부분 부터
연리지 되어 있는 모습, 이것이 진정 연리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하도 신기하여서리 담아와 보았다.
뿌리가 만나면 연리근(連理根), 줄기가 겹치면 연리목(連理木), 
가지가 하나 되면 연리지(連理枝)라 불리는데
위 연리목은 수령이 100년 된 돌배나무와 느티나무가 
수십 년 동안 서로 의지하며 하나가 된 것이라고 한다.

수종이 다른 나무가 의지하며 하나되어 살아가면서도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며 돌배나무는 돌배나무로
느티나무는 느티나무로 살아가는 모습.....
사랑한다면 연리지처럼 아니 연리목처럼....^^

 

모과나무의 연리지


연리지 / 황봉학 손 한번 맞닿은 죄로 당신을 사랑하기 시작하여 송두리째 나의 전부를 당신에게 걸었습니다 이제 떼어 놓으려 해도 떼어 놓을 수 없는 당신과 나는 한뿌리 한줄기 한잎사귀로 숨을 쉬는 연리지입니다 단지 입술 한번 맞닿은 죄로 나의 가슴 전부를 당신으로 채워버려 당신 아닌 그 무엇도 받아 들이지 못하는 나는 몸도 마음도 당신과 하나가 되어버려 당신에게만 나의 마음을 주는 연리지 입니다 이 몸 당신에게 주어버린 죄로 이제 한몸뚱어리가 되어 당신에게서 피를 받고 나 또한 당신에게 피를 나누어 주는 어느 한 몸 죽더라도 그 고통과 함께 느끼는 연리지입니다 이 세상 따로 태어나 그 인연 어디에서 왔기에 두 몸이 함께 만나 한 몸이 되었을까요? 이 몸 살아가는 이유가 당신이라 하렵니다 당신의 체온으로 이 몸 살아간다 하렵니다 당신과 한 몸으로 살아가는 이 행복 진정 아름답다 하렵니다

 

모과나무의 연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