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경린 2012. 11. 2. 14:00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따다른 까마귀같이.

 



. 겸허한 모국어 : 신에게 바치는 진실하고 겸손한 영혼의 목소리 . 가장 아름다운 열매 : 절대자에 대한 순수하고 헌신적인 사랑을 상징함 . 비옥한 시간 : 보람되고 알찬 삶의 시간 . 굽이치는 바다 : 인생의 시련과 역경을 상징함 . 백합의 골짜기 : 삶의 영광과 행복을 뜻함 . 마른 나뭇가지~까마귀 같이 : 삶의 궁극적 경지에 이른 절대 고독의 존재를 상징함

 



봄, 여름, 가을, 겨울 자연과 더불어 사는 농부의 기도 봄은 새로운 생명이 움트고, 씨를 뿌리는 계절입니다. 하늘이 때맞춰 단비를 내려 씨가 무럭무럭 잘 자라기를 기도할 것입니다. 여름엔 잘 자란 곡식들이 홍수나 태풍, 가뭄으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도록 기도하겠지요. 그리고 가을엔 풍성한 수확에 대한 감사의 기도를 올릴 것입니다. 추운 겨울엔 가족들의 건강과 평화를, 또한 희망의 새 봄이 오기를 기도할 것입니다.

 



이 시에서 시인은 겸허한 삶, 사랑하는 삶, 고독한 삶을 바라는 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풍성한 수확의 가을은 한편으로는 소멸과 조락의 계절이기고 합니다. 들판은 비어가고, 나뭇잎은 떨어지며, 매서운 추위가 찾아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영혼마저 비어 감을 느낄 것입니다. 그리하여 절대자를 향하여 두 손을 마주 잡습니다. 유한한 존재로서 겸손함을 찾고, 고독한 영혼을 자각하며,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게 되는 것이지요. 여러분은 지금 어떤 기도를 올리고 싶습니까?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한국 현대시(현상길엮음)-중에서

 



학원까페에 올릴 가을시 한 편을 정리하다 문득...옛날 학교 다닐 때 생각도 나고..... 요즘의 아이들은 이런 시들을 읽으면 어떤 생각들을 할까 싶기도 하였다. 우리때는 가을이면 시집하나 옆구리 끼고 낙엽지는 교정을 하염없이 바라보거나 거닐며 이런저런 낭만적인 서정시들을 암기도 하고 더 나아가 노트에 자작시를 꺼적이기도 하였는데... 아이를 기르며 느끼건데...그때나 지금이나 같은것은 세상의 고민을 다 안은 듯 고뇌하는 로뎅이라는 거....ㅋ 지네때가 제일로 힘든시기이고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하는거...ㅎ 어른 되어봐라...세상이 어떤지... 아! 옛날이여 소리 절로 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