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대로

주남지의 해지녘 . 해거름 겨울 들길에서

#경린 2013. 1. 26. 14:08

 



해거름 겨울 들길에서 / 경린 겨울의 해질녘은 따뜻함이 그 어느때보다도 그리워집니다 저수지 위를 물들이며 먼들을 지나 저 산너머로 눈부시게 해가 가고 산그늘 마저 집을 찾아 묻히자 들길의 갈잎들과 저수지 가장자리의 갈대들은 지나는 바람을 잡아 쉼없이 속삭입니다 호주머니 속의 따뜻한 온기처럼 철새들은 쉼없이 서로를 불러 살얼음의 냉기를 가르고 옹기종기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말들을 주고받습니다 차가운 계절, 그대 다정하게 함께 걸어가는 길 춥지 않아도 되고, 외롭지 않아도 되니 이 겨울이 얼마나 근사하고 아름다운지요 한없이 걷고 또 걷고 싶은 길입니다.

 



얼음이 언 저수지에 배가 지나면서 길을 만들어 주고 그 길 위를 철새 몇마리가 오손도손 점처럼 유유히 움직이며 산보를 하고 있는 해질녘 저수지의 모습이 참으로 평온해 보였습니다.

 


사진 : 창원주남저수지의 해질녘 음악 : 그래서 사랑이겠지 / 서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