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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이병률/발길 닿는대로 맘 끌리는 대로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며 시간을 담아둔 노트

#경린 2013. 2. 16. 23:34

 



여러나라와 여러도시를 돌아다니며 그때의 광경과 느낌, 순간순간을 담은 여행 에세이면서도 여행정보를 전달하기보다는 그때의 느낌과 감정을 담아 그순간의 떨림과 감성을 전달 해 주는 산문집 봄이 오기 때문일까 덮어 두고 있던 여행산문집들을 꺼내 다시 읽어보다 그 끌림에 한참을 머물렀던 산문집 이병률의 '끌림'

 



나는 그렇게 시작하고 싶은 것이다 당신의 습관을 이해하고, 당신의 갈팡질팡하는 취향들을 뭐라하지 않는것, 그리고 당신이 먹고난 핫도그를 버려주겠다며 오래들고 돌아다니다가 공사장 모래위에 이렇게 쓰는것. '사랑해'

 



'내일과 다음 생 중에, 어느 것이 먼저 찾아올지 우리는 결코 알 수가 없다.' 티베트 속담이다. 이 속담은 티베트의 칼날 같은 8월의 쨍한 햇빛을 닮아 있다. 살을 파고들 것만 같은 말이다. 내가 지금 걷는 이유는 내일과 다음 생 중에 어느 것이 먼저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올 것이 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좋은 풍경 앞에서 한참 동안 머물다 가는 새가 있어. 그 새는 좋은 풍경을 가슴에 넣어두고 살다가 살다가 짝을 만나면 그 좋은 풍경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일생을 살다 살다 죽어가지. 아름답지만 조금은 슬픈 얘기.

 



사랑해라 / 이병률 사랑해라, 시간이 없다 사랑을 자꾸 벽에다가 걸어두지만 말고 만지고, 입고 그리고 얼굴에 문대라. 사랑은 기다려주지 않으며, 내릴 곳을 몰라 종점까지 가게 된다 할지라도 아무 보상이 없으며 오히려 핑계를 준비하는 당신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사랑해라. 정각에 도착한 그 사랑에 늦으면 안 된다.

 



사랑은 그런 의미에서 기차다. 함께 타지 않으면 같은 풍경을 나란히 볼 수 없는 것. 나란히 표를 끊지 않으면 따로 앉을 수 밖에 없는 것. 서로 마음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같은 역에 내릴 수도 없는 것. 그 후로 영원히 영영 어긋나고 마는 것.

 



만약 당신이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세상을 이해하는 법을, 우주를 바라보는 방법을 익히게 될 것이다. 그러다 어쩌면, 세상을 껴안다가 문득 그를 껴안고, 당신 자신을 껴안는 착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그 기분에 울컥해해지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사랑은 아무 준비가 돼 있지 않은 당신에게 많은 걸 쏟아놓을 것이다. 한 사람과 한 사람이 만나 세상을 원하는 색으로 물들이는 기적을 당신은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해라,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잃어온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사랑해라, 사랑하고 있을 때만 당신은 비로소 당신이며, 아름다운 유일한 한 사람이다.

 



발길 닿는대로 맘 끌리는 대로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며 시간을 담아두는 여행노트...... 봄...... 당신만의 여행노트를 꺼내어 시간시간을 옮겨보기에 좋은 계절이 조만치 자박자박 걸어오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