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영화

장영희 <내생애 단한번> 중에서

#경린 2013. 9. 29. 18:18

 

샤프란

그야말로 화살같이 흐르는 나날들.
허무할 뿐 아니라 죄의식마저 느낄 정도이다.
장영희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무엇이었는가.
장영희가 이 세상에 태어나 무엇을 하였는가.
귀한 생명 받고 태어나 한평생 살다가,
죽을 때 이 세상에 손톱 자국만큼이라도 살다 간
좋은 흔적을 남길 수 있는가.
그저 시간 되면 일어나 기계처럼 학교 가고,
기계처럼 학생들 가르치고 기계처럼 회의에 참석하고,
하루 종일 사람들과 일에 치여 밤이 되면 지쳐 잠들고......

 

산비장

그런데 아이로니컬한 것은 이렇게 천편일률적인 삶 속에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은 왜 그리 힘든지.
항상 시간에 쫓겨 잠은 늘 부족하고
급하게 수업 준비하느라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학생들 야단치고 눈 흘기고, 원고 마감 일자 못 지켜 조바심하고,
누군가를 미워하고 사랑하며 울고 웃고,
항상 기승전결 없는 연극처럼 극적인 하루하루인데,
돌이켜보면 그저 물 흐르듯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린 세월이야.
장영희 에세이 내생애 단한번중에서

 

바늘꽃

 


글을 읽는데 어쩜 내얘기랑 똑같네.....ㅎ
하루를 마감하며 느끼는 속절없음과 또 하루가 
그냥 그렇게 지나갔네 하는 허탈감까지......
손톱 자국 만큼이라도 살다 간 좋은 흔적을 남기고 갈 수 있을까?
걱정했던 그녀는 갔지만 그녀의  글은 그녀의 살다간 흔적으로
읽혀지고 생각하게 하고 뒤돌아 보게 하고 있다.
나는 생각한다.
어떤 흔적을 남길 수 있을까.......
남은 이들에게 어떤 이로 기억되어 질까......보다
바로 이순간 내가 행복해야한다고.......
내가 좋아하는 걸 하고,하고 싶은 걸 할 때
그 시간이 축복의 시간이고 그 순간이 천당이라고.....^^

 

추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