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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이병률/묻고 싶은게 많아서 우린 만난거겠다

#경린 2013. 1. 30. 08:51

 



묻고 싶은게 많아서 / 이병률 문득 행복하냐고 묻고 싶을 때가 있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가 기울고 있어서가 아니라 넌 지금 어떤지 궁금할 때. 많이 사랑했느냐고 묻고 싶을때가 있다. 그게 누구였는지 알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만큼을 살았는지. 어땠는지 궁금할 때. 아무도 사랑하지 않아서 터져버릴 것 같은 시간보다 누구를 사랑해서 터져버릴 것 같은 시간이 낫지 않느냐고 묻고 싶다. 불가능한 사랑이어서, 하면 안 되는 사랑일수록 그 사랑은 무서운 불꽃으로 연명하게 돼 있지 않은가. 누가 내마음을 몰라주는 답답함 때문이 아니라 누가 내마음을 알기 때문에 더 외롭고, 목이 마른 이유들을 아느냐고 묻고 싶다. 묻고 싶은게 많아서 당신이겠다. 나를 지나간 내가 지나간 세상 모든 것들에게 '잘 지내냐'고 묻고 싶어서 당신을 만난 거겠다. 이병률의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중에서

 



옷을 정리하다 야상호주머니속에서 나온 포켓북 작년 가을인가...언젠였던가.... 주문했던 이병률의 산문집에 한 손에 쏘옥 들어갈 크기의 조그만 포켓북이 함께 딸려 와 책은 지기를 주고 포켓북은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읽었더랬는데 어느순간부터 잊고 있었습니다. 여행지에서의 기억과 추억 아련했던 그 때의 감정들이 피었났다가 사라지곤 했던.......

 



페이지도 목차도 없이 사진과 함께 시작되는 책 여행산문집이면서도 어디를 여행했다거나 사진 속의 장면에 대한 설명도 또한 발길 닿은 곳에 대한 사전 정보나 언급이 없으면서도 사진 속의 어느곳을 함께 거닐고 있는 듯하고 읽으며 곱씹어 생각케 하고 느끼게 만들었던 묘한 끌림이 있는 책이었습니다.

 



바람이 분다....당신이 좋다.... 민트향이 피어 날 것 같은 표지에 새 한마리가 날고.......
마음에 빈 새장을 가지고 있다면 언젠가는 그 안에 뭔가를 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