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가을이 오는 문턱에서 / 함안 무기리 옛고가

#경린 2013. 9. 22. 13:38

 


햇살 좋은 가을문턱의 어느 날
함안 무기리에 옛고가를 볼 수 있는 곳이 있다하여 
지기와 나란히 길을 나섰다.

 


옛고가는 인기척이 전혀 없고 입구의 큰 대문은 안으로 잠겨 있었는데
옆 작은 대문은 고리만 걸려 있고 열려 있어 살째기 밀치고 들어서니 제일 먼저
돌담 옆을 보금자리 삼은 꽃분홍빛 과꽃이 햇살을 받으며 반짝반짝 반겨주었다.

 


마을은 약 300년전 상주 주씨들이 이주하여 생겨난 집성촌으로
옛고가는 주씨 집안의 종가로서 그 위상을 유지 해 온 집이라고 한다.
건물의 생김도 그렇지만 연못까지 딸린 대규모 주택이었다.

 


연못이 있는 무기연당쪽은 굳게 문이 닫혀 있어 
돌담 밖에 서서 몇 장 찍었다.
비가 오지않아 연못의 물은 짙은 녹즙같은 색이었고
아직 여름뒤끝이라 그런지 사람의 발자취가 뜸한듯한 
쓸쓸함 위로 햇살만이 여름끝가지에 대롱대롱 분주하였다.

 


국담으로 불리는 네모난 연못은 산돌로 둑을 쌓았고
그 가운데에는 석가산으로 불리는 작은 인공섬이 조성되어 있다.
개방이 되어 있었더라면 옛고가의 정취에 젖어 산책하며 한가로움을 
즐길수 있었을 곳이 아니었나하는 아쉬움이 컷다.

 


아쉬움을 안고 남지유채축제가 열렸던 곳으로 고고씽~
지금은 풍차 주위로 코스모스와 해바라기를 심어
나들이객들을 반겨 주고 있었다.

 


유채꽃이 진 자리에 씨앗이 떨어져 유채파란잎이 무성하게 올라와있었는데
파릇파릇한 잎들이 나물 해 먹으면 참 맛있겠다는 생각이....ㅎ
때마침 해바라기 그림을 다시 수정작업하고 있었던 중이라
해바라기 주위를 빙빙 돌며 사진을 여러장 담자니
햇살이 어찌나 따가운지.....에고 여름이여? 가을이여??
이 따가운 햇살을 좋아라하고 다 받아내는 그대는...해바라기..^^

 


집으로 바로 가기가 아쉬워 찾은 주남지
하얀어리연꽃이 주남지 가장자리를 부유물처럼 가득 메우고 있는
철새 전망대와는 정반대쪽에 위치한 배타는 곳......

 


사람의 발자취가 뜸한 듯 이곳도 햇살만 가득하였는데
그 속의 다정한 연인의 모습은 좋은 풍경화를 만들어 주었다.
다시 반대쪽의 전망대로....
마주 보이던 배타는 장소와는 달리
갈대와 어우러진 코스모스의 향연을 보기위한 차들이 완전 빽빽이......

 


코스모스가 언제 그렇게 활짝 피었는지 이미 지고 있는 중이었다.
코스모스길을 좀 걷자니....아이고 햇살이 어찌 이리도 따가운 것이여
햇살이 넘 따가워...ㅠ.ㅠ.....더워...잉...
양산은 물론 우산까지 동원하여 걷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끄덕끄덕
아무래도 해질녘에 다시 와야 할 듯.....
한 낮의 햇살은 여름
아침저녁의 바람은 가을
어중간한 계절, 가을의 문턱에서 본 여름과 가을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