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갤러리

햇빛이 말을 걸다 / 권대웅

#경린 2014. 10. 22. 20:50

 

8호 캔버스 유채



햇빛이 말을 걸다 / 권대웅 길을 걷는데 햇빛이 이마를 톡 건드린다 봄이야 그 말을 하나 하려고 수백 광년을 달려온 빛 하나가 내 이마를 건드리며 떨어진 것이다 나무 한 잎 피우려고 잠든 꽃잎의 눈꺼풀 깨우려고 지상에 내려오는 햇빛들 나에게 사명을 다하며 떨어지는 햇빛을 보다가 문득 나는 이 세상의 모든 햇빛이 이야기 한다는 것을 알았다. 강물에게 나뭇잎에게 세상의 모든 플랑크톤들에게 말을 걸며 내려온다는 것을 알았다 반짝이며 날아가는 물방울들 초록으로 빨강으로 답하는 풀잎들 꽃들 눈부심으로 가득 차 서로 통하고 있었다 봄이야 라고 말하며 떨어지는 햇빛에 귀를 귀울여 본다 그의 소리를 듣고 푸른 귀 하나가 땅속에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이 세상의 모든 것과 이야기하는 햇살 그 찬란한 눈부심의 경이로움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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