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주저림

새로운 둥지 / 새 잎 - 김용택

#경린 2015. 3. 20. 21:55

 



새 잎 / 김용택 오늘이 어제인 듯 세월은 흐르는 물 같지만 새로 오는 봄 그대 앞에 서면 왜 이렇게 내 마음이 새 잎처럼 피어나는지 어느 날인가 그 어느 봄날이던가 한 송이 두 송이 꽃을 꺾으며 꽃 따라 가다가 문득 고개 들어 당신 안에 들어섰고 당신은 나에게 푸르른 나무가 되었습니다 오늘이 어제인 듯 세월은 자꾸 가지만 새로 오는 봄 그대 앞에 서면 내 마음에 새 잎들이 왜 이렇게 만발해지는지

 


구정 설을 즈음하여 갑자기 집이 팔리는 바람에
집을 급하게 구하고 이사를 하느라고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하이구야 엄동설한에 길바닥으로 나 앉게 되다니
이 일을 어쩌나 싶었는데 궁하면 통한다고 시간이 지나니
다 해결이 되기는 하더라구요. 바빠서 그렇지...ㅎ

 


겨울은 꽁지를 완전히 감춘 듯하고
어느새 아파트 화단에도 봄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봄꽃 들...어쩌면 요리도 이뿐지...
요즘은 오며 가며 봄꽃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봉우리 한껏 부풀리고 있는 녀석들의 하루하루 움직임도 기특하구요.

 


이사를 하고 정리가 어느 정도 되고서야 주방 창문으로 보이는 산이
학교 다닐 때 두어번 올라가 본 '남산'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옛날 기억이 날려나 하고 햇살 좋은 날 뒷짐 지고 사부작 사부작 올라 가 보았지요.
아직은 초록이 보다 겨울색을 더 많이 띄고 있는 들판인데
큰개불알꽃이 벌써 피어 너무나도 귀엽고 앙징 스러운 웃음으로 반겨주었습니다.
반갑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몇 발 안올라 뒤 돌아 보니 울집 주방 창문이 보였습니다.
하이고 이리 가까운데 그걸 몰랐다는...^^

 


남산 올라가는 길의 동백꽃 울타리
아직은 벙글듯 말듯
담에 동백꽃 피면 점심 먹고 같이 함 걸어 봐야겠습니다.^^

 


세월아 네월아 10분도 아니 올랐는데 정상..ㅎㅎ
완전 아담한 동산이었네요.
근데 옛날 기억은 하나도 나지 않았고 낯설기만 했습니다.
하기는 강산이 두 번도 넘게 변할 시간이었으니......


큰개불알꽃의 배웅을 받으며
아파트로 들어서니 천리향의 향기가 흐음~~~
새보금자리에도 봄이 새록새록 들면서 금새 정이 드는 것이
역시 시간은 해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