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풍경소리

포항 천년고찰 오어사 그 풍경 속으로

#경린 2015. 8. 17. 11:51

 


포항에 도착하자 마자 지기가 가끔 들린다는 횟집에서 점심으로 도다리 해삼물회와
회덮밥을 먹었습니다. 유명인사들도 많이 다녀간 꽤 유명한 집이라 하더만
역시 창원에서 먹던 물회나 회덮밥과는 확연히 차이가 났습니다.
회의 양도 양이지만 전혀 비린맛도 없고 그 신선도와 맛이 추천 할 만합니다.
도다리 해삼 물회에는 제가 좋아하는 멍게도 들어가 있었는데
멍게향이 전혀 나질 않아 엥 싶었는데 아마도 멍게향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향을 잡은 듯도합니다. 좌우지간 물회도 맛있고 같이
나온 매운탕도 맛있었지만 저는 고소한 회덮밥이 쬐꼼 더 맛있었습니다.^^  

 


물회와 회덮밥이 먹고 싶다는 저를 위해 북구쪽에서 물회를 먹고
한참을 달려 남구 운제산 자락에 자리 잡은 오어사로 갔습니다.
오어사 절집 바로 옆에 주차장이 있고 주차장에서 시원하게 펼쳐진
오어지 위에 원효교가 놓여져 있습니다.

 


원효교 다리 위에서 오어사쪽을 바라 본 풍경입니다.
오어사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요 '오어지'라는 못이 절을 둘러싸고
있는 독특한 어울림이 아닐까 싶습니다. 산그림자가 풍덩 내려 앉는
시각이면 아주 장관을 연출 해 주기도 할 것 같습니다. 

 


카메라로 살짝 당겨 바라보는 풍경.....
햇살에 반짝이는 연두도 물빛도 너무 이뿝니다.
보는 이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잔잔한 물결 너무너무 멋지지않나요.
아....바람도 시원하게 불어 주어 더위를 한 방에 싸악 앗아갔습니다.

 


다리를 건너가 오어사 맞은 편에서 보면 오어사와 원효교
그리고 저 산 위 기암절벽에 위치 한 자장암까지 함께 들어옵니다.
운제산을 병풍 삼고 오어지를 앞마당으로 품은 그림같은 풍경입니다.

 


원효교는 흔들흔들 흔들다리입니다.
건너면서 출렁출렁......재미있으면서도 아고...무서워....ㅎㅎ

 


주차장 옆으로 난 옆문을 통해 오어사 경내로 들어갑니다.
절집의 단청과 초록이가 오목조목 잘 어우러진 경내가
아늑하면서도 아담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오어사는 대한불교조계종 11교구 본사인 불국사의 말사이다.
신라 진평왕(眞平王) 때 창건하여 처음에는 항사사(恒沙寺)라고 하였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절 이름 가운데 몇 안되는 현존 사찰의 하나이다.
혜공(惠空) ·원효(元曉) ·자장(慈藏) ·의상(義湘) 등의 승려가 기거했던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주변에는 오어호(吾魚湖)라는 깊은 저수지가 있고,
경내에는 대웅전을 비롯한 13동의 당우(堂宇)가 세워져 있으며,
자장암(慈藏庵) ·원효암(元曉庵) 등의 부속암자가 있다.
두산백과에서 옮겨 옴
 
창건 당시 항사사라 불렸던 절이 오어사라 불린데는 두 수도승의 일화에서 비롯됩니다.

 


원효대사와 혜공스님의 신통한 도력
원효대사는 여러 경서를 저술할 때 언제나 오어사에 머물고 있는
혜공을 찾아가 물었다고 한다. 삼국유사 제4권 <의해편>에 나타난
오어사는 고승 혜공의 흥미 진진한 행적을 중심으로 기록 되어 있다.
원효대사가 당나라에 유학가기 위하여 운제산 계곡에 원효암이라는
초가를 짓고 불철주야 열심히 정진하던 차에 혜공선사는 중국에서
부처님의 전업을 이어 받은 인가를 받아와서 70명의 대중을 공부 시키고
오어사에 거주하던 어느 날 두사람이 운제산 계곡 맥반석에 앉아 가부좌를
틀고 전진하던 중 혜공이 마음이 동하여 원효대사에게 물었다.
 "대사는 중국에 가서 인가를 받아 오려면 부처님의 대법을 이을 수 있는
신통한 여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법력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세"
그러니 원효대사가 "그럼 무엇이든지 법력을 겨루어 보세"라고 해서
명경지수가 흐르는 계곡에 산고기가 노니는데 그 고기를 한 마리씩 산채로
삼켜서 바위 끝에 앉아 대변을 봐서 산채로 고기가 나오면 이기는 걸로 했다.
그리고는 팔을 걷어 부치고 계곡에 뛰어 들어가 서로 한 마리씩 고기를 삼켰는데
두 마리 고기 중 한 마리는 살아서 나오고 다른 한 마리는 죽어서 나왔다.
그런데 살아있는 고기가 활기차게 상류로 올라가자 그 고기를 보고
두 대사가 서로 떠밀면서 "저 고기가 내 고기야"라는 말에서 오어사라는
말이 삼국유사에 전해지고 있다.
원효와 함께 하는 구도의 길에 쓰여 있는 글을 옮겨 옴

도력이 높으신 스님들의 법력 겨루기를 보니 장난기의 내공도 높으신듯...ㅎㅎ

 


범종각옆 더위를 피하기 위해 집은 버리고 그늘로 피신해 누워 있는 강아지
집에 '오달마'라고 쓰여 있었는데 이 강생이 이름인 듯.....
오어사를 지키는 파수꾼 달마라는 뜻인가? ^^

 


오어사는 대웅전을 제외하고는 모든 건물이 새로 지어진 것들이라 합니다.
국화와 모란을 새김질한 꽃창살의 단청색이 바래 세월이 느껴졌습니다.
호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대웅전 기단 위를 거닐면 호수와 앞산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와 가슴에 한줄기 시원하고 맑은 바람을 전달 해 줄 것 같지요.^^

 


대웅전내 한가운데에 현대통령의 연등이 달려 있었습니다.

 


대웅전에 삼배하고 나와 다시 경내를 휘휘 둘러봅니다.
한옥형식의 오어사 유물 전시관이 있고 전시관에는 원효대사가
사용했다는 삿갓과 수저 등 각종 유물이 전시 되어 있습니다.

 


주차장옆 옆문으로 들어왔는데 역시 정문이 이렇게 번듯하게 있었습니다.
대웅전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오어지 저수지로 연결되는 멋진 정문이 말입니다.^^

 


넓고 푸른 저수지를 앞마당 정원으로 품어 오어지를 나서는 발걸음도
시선도 한 번 더 멈추게 하기에 충분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오어사 일주문 정면 모습
다음에 다시 발걸음하게 되면 아름다운 돌담길을
따라 요 정문으로 먼저 들어가야 겠습니다.^^


원래는 맑은 물이 쟁쟁거리던 계류였는데 60년대에 아래쪽 계곡을 막아 저수지로
만든 것이라합니다. 물이 느는 장마철이면 절 마당 아랫자락까지 물이 넘실대는
호반의 절집이 되었고 원효, 혜공스님이 노닐던 광석대는 물속에 잠겨 버렸다니
아름다운 풍경을 얻었지만, 잃음도 있으메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합니다.


저수지를 따라 빙 돌아 가는 돌담길이 햇살 아래 환합니다.

 


원효암과 자장암은 원효대사가 명명했으며
기암절벽인 계곡사이에 두 암자를 지어 놓고
내왕이 어려워 구름으로 다리를 놓아 오갔다하여
구름 운, 사다리제 자를 써서 운제산이라 이름을 붙였다합니다.

 


혜공·의상·은적 암자도 있었는데 세 암자는 사라져 버렸고
자장·원효 두 암자만 명맥을 잇고 있다합니다. 사실 터와 이름빼고는
새로 다 단장을 한 것이지만 명백을 잇고 있는 것만도 어딘가 싶습니다.

 


먼저 원효대사의 발자취를 느껴 보러 원효암을 가기 위해
풍경소리 들려주는 뒷마당으로 향했습니다.

 


뒷마당 쪽에서 바라다 보는 풍경
목백일홍이 활짝 피었을 때는 아주 환상적이었겠습니다.
하기는 꽃가득한 봄, 신록의 여름, 단풍 알록한 가을, 하얀 겨울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곳일 것 같습니다.
특히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다워 차 댈 곳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합니다. 한여름인데도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뒷마당 장독대의 정갈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장독들의 눈인사를 받으며
뒷문으로 나가니 원효와 함께 하는 구도의 길로 연결되는 다리가 바로 나왔습니다.

 


물이 많이 들 때는 저 다리 아래까지도 가득 물이 참방참방하여
물고기 노니는 모습을 가까이 보며 숲으로 이어지는 길로 갈 수 있습니다.
다리 밑 가장자리에는 풀이 쑤욱 자란 것을 보니 이 곳도 올해는 많이 가물었나 봅니다.
원효 구도의 길로 가는 다리를 건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