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풍경소리

오어사 원효암 가는 길 / 자장암 그 절벽아래

#경린 2015. 8. 18. 08:09

 


원효대사가 실제 다녔던 길을 찾아 자연 그대로 걸을 수 있는 
'원효와 함께하는 구도의 길'을 따라 원효암으로 갑니다.


다리를 건너다 바라 본 풍경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계곡 위쪽 절벽위에 위치한 자장암도 그렇고 수면 낮은 저수지 가장자리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가족들의 풍경도 그렇습니다.

 


아빠와 딸은 같은 곳을 바라보며 어떤 얘기를 나누고 있을까
살짝 궁금 해지기도 했습니다. 참으로 고운 풍경이지요.^^

 


원효암 가는길은 이쁜 오솔길 따라 600미터 입니다.

 


오르막 시작이지만 이쯤이야...멋진 풍경에 취해 아주 신났습니다.^^

 


나뭇가지 사이 저수지 너머 그림같은 풍경으로 오어사도 보이고요.

 


저수지 가운데 출렁출렁 멋진 흔들다리도 보입니다. 근사한 풍경이지요.^^

 


자연을 벗삼아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걸으며 도란도란 이얘기 저얘기
나누는 이런 시간이 저는 참 좋습니다. 평소에는 사실 서로 일하기 바쁘다보니
얼굴 마주 보고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도 하거니와 일상에 쫓겨
얘기 나눌 시간도 부족한데 좋은 공기 마시면서 좁은 길을 같이 나란히
걷기도 하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기도 하고 손도 잡아 주면서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도 기울일 수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살짝 오르막이 있기도 하고 울퉁불퉁 험하기도 하지만 이런
자연 그대로의 길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땀이 나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생각보다는 그렇게 가파르지 않고 산책삼아 걷는 길이라해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보아하니 계곡을 옆에 끼고 오르는 오솔길인데 올해 가뭄이 이 곳의 물도
말려 버려 물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대신  중간에 땀도 식힐 겸 
바위에 앉아서 마시는 냉커피 한 잔의 여유는 아주 좋았습니다.

 


이 사진을 확대해서 한 번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햇볕이 나뭇잎 사이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와 그려내는
그림들도 어찌나 이뿐지요.
자연이 만들어 낸 그대로의 정말 사랑스러운 길입니다.^^

 


오솔길을 오르다보면 바위에 뿌리내린 기특하고 대견스러운
요런 나무도 만나게 됩니다.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오래오래
더 버텨주기를 바래보며 가던 길을 재촉합니다.

 


숲길이 끝날 즈음 환한 햇살과 함께 원효암의 돌담이 보입니다.

 


어찌 혼자 피었는지...ㅎ 원효암 입구에서 살랑살랑 반겨주는 나리꽃

 


돌계단을 올라서니 양옆으로 목백일홍의 호위를 받고 있는
삼성각이 먼저 들어왔습니다.

 


원효대사가 기거 하였다는 원효암은 꽤 큰절의 부속 암자로 여럿 있지요.
대부분의 암자들이 그렇지만 이 곳 역시 터와 이름만 옛것 그대로일 뿐
새로이 단장이 되어진 건물들이라 특별한 볼거리는 없는 작은 암자입니다.

 


돌아서 나오는 길도 삼성각의 목백일홍이 미소를 띄우며 손 흔드는 것 같습니다.^^

 


삼성각 옆을 오랫동안 지킨듯 한 고목나무
이곳으로 오르내리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지켜 보았겠지요.

 


왔던 길을 되돌아 다시 내려갑니다.

 


감흥을 줄만한 큰 볼거리가 있는 암자도 아니고 빼어난 경치가 있는 길도 아니었지만
오솔길을 오르면서 그리고 다시 내려오면서 느꼈던 편안함과 함께 한 도란도란 함 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혼자 간다면 원효대사의 발길을 따라 조용한 명상의 시간을
가지며 내안의 나와 만나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됩니다.

 


그렇게 잠시 마음 쉴 조촐한 길을 걸어 내려갑니다.

 


출렁다리로 가는 등산로가 폐쇄되어 그 쪽을 가지 못하고
다시 오어사 뒷편의 다리로 나왔습니다.

 


사진 속 차들이 있는 오른쪽 옆길로 가면 오어사 일주문과 만나게 되고
호수를 따라가는 둘레길과도 이어져 있습니다.
물가로 난 오솔길을 따라 산자락이 끝나는 곳까지 물과 함께 걸을 수 있는 길
편안하고 매력적인 산책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근데 둘레길은 몬 돌아봤습니다. 눈으로만.....^^

 


원효암도 다녀왔고 이제 쪼 위....절벽 위에 있는 자장암을 가야하는데요.
100m 정도로 10분정도 올라가면 된다고 하는데 수직으로 경사가 급한
그 길을 오를 자신이 없는 저질체력인지라 우리는 차를 이용해 우회 해서 갔습니다.

 


오어사에서 빙돌아 먼 거리이지만 차로는 10분정도 걸렸습니다.

 


자장암 역시 터와 이름만 빼고는 깨끗이 새단장을 한 암자라
단청도 건물도 빤지르르한 것이 생경하여 볼 것은 없습니다만......

 


산아래에서 올라오는 바람이 어찌나 시원한지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더 감탄스러운 것은 발아래 내려다 보이는 오어지와 오어사의 풍경
원효암으로 가는 다리도 보이고요.
계곡 아래 멀리서 자장암을 바라보았을 때, 높고 험난한 벼랑 꼭대기 바위 위에
오똑 올라 앉아  한폭의 동양화 풍경화 같았던 감탄스러움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차로 돌아서라도 와 보길 참말로 잘했다 싶지 뭡니까...^^


살짝 댕겨보니 오어사 뒷마당 항아리와 기와지붕도 선명하게 들어옵니다.

 


암자 뒷곁으로 돌아가면 부처님 진신사리탑이 있는 보궁이 나옵니다.

 


사리탑앞에서 잠시 합장하며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기도 하였지요.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역시 누구와 같이 가느냐가
여행길의 발걸음의 무게를 많이 좌우하지않나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어사 앞 가파른 절벽에 꽃철이면 진달래가 피어나 바위틈틈을 메운답니다.
꽃소식을 기다려 봄이나 단풍 든 가을이나 소슬한 겨울에 
꼭 다시 찾고픈 오어사 4종세트(오어사, 원효암, 자장암, 오어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