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산산한 첫 여름의 바람이 불어들면 살과 살이 스치는 감촉,
그리고 살과 옷이 스치는 감촉은 무어라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쾌하다.
사실상 옷 속으로 불어드는 바람은 그것이 옷 속으로만 불어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 속으로 불어든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그 가볍고 마르고 향기로운 감촉은
잘 생각해보면 그것이 마음 속에서 느껴지는 감촉이고,
불어들어온 바람으로 우리의 옷만 부푸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까지도 부풀게 되니 말이다.
그 부풀은 가슴으로 저 발판이나 산등성이에 서서
파란 하늘이라도 바라보면, 당장 날아 올라갈 것 같은
상쾌한 기분을 맛보리라.
5월이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은 그 산산한 바람뿐이 아니다.
다정한 손길처럼 부드럽고 따스하기만한 햇빛과 온통
대지를 덮는 저 신록이 사뭇 우리를 반하게 하는 것이다.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5월의 햇빛과 엷지도 짙으지도 않은 5월의 신록은
마치 온화한 성품의 인간처럼 매력이 있다.
신록은 그 말만 들어도 마음이 밝고 애띠고 청순해짐을 느낀다.
같은 푸르름이라도 4월의 푸름은 너무 야들야들하고
불면 당장 날아갈 것만 같아 불안하고 경박하다.
반면 7,8월의 짙은 녹음은 너무 의욕적이어서 당장 그 속에
물들 것만 같아 겁이 나서 싫다.
그에 비하면 5월의 신록은 젊은 여인의 피부처럼 환하고 생기와
희망에 빛나서 그 앞에 서면 우리의 마음까지도 밝고 향기로워지는.....
이창배 수필집 <광안의 변> 중에서
집에 있기도 그렇고 장미공원이나 가보자 하고 나선 길
예상했던대로 장미공원은 장미꽃보다 사람이 더 많았다.
규모가 워낙에 아담한 사이즈이다보니
꽃보다 사람이 더 많아 보이는 느낌
반면 장미공원 옆에 있는 공원은 한산하여 산책하기 딱 좋았다.
공원을 산책하며 이얘기 저얘기 그 동안 하지 않았던 못했던 얘기들을 나누었다.
우리는 평소 여행도 자주 같이 다니고 얘기도 많이 나누는 편인데도
또 못다한 얘기들이 이렇게 있다.
함께 여행을 하면 좋은 점 중 하나가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훗날 시간이 흐른 뒤에 같은 추억을 떠올리며 회상할 수 있다는 것도
아주 좋은 점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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