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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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워진 가을 햇살에
선들해진 가을 바람에
가을이 익어 가고
가을이 물들어 가고
가을이 깊어 갑니다.
이 즈음에는 어딜가도 가을을 만납니다.
혹여 어딜가지 못하더라도
열어 둔 창문으로 들어오는 가을바람에
흐림 속에서도 쪽빛 물들이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하늘에
한가로운 몽실구름의 하아얀 기지개에
하루하루 고아져라 고아져라 주문을 외우는 나뭇잎에
가을이 가을을 선물 해 줍니다.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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