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주저림
눈앞이 뿌옇게 흐려져한참을 멍하니 앉아만 있었다.도무지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아그냥 그렇게 멍하니......여유있는 시간을 내어상담일지 점검하는 일을 하였다.첫 번째 상담내용한 학생의 결석 사유.....그 글을 읽고 더는 못 읽을 일을...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결석을 자주 하고...내일부터는 성실하게 다니겠다고어머니와 약속했다는 내용.......그 글을 읽는 순간 눈앞이 계속뱅글뱅글 돌더니 다른 글자들은전혀 눈에 들어오지를 않았다.이제 초등5학년이 될 아이인데아버지가 돌아가셨단다.세상에 이런 일이.....얼른 학적부를 뒤져 보았다.1월29일 ~ 2월5일까지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못 온다는메모와 함께 아이의 결석처리가 되어있는무정한 학적부.......아이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마음의 병이 왔는지 병결이 잦았고며칠 전에는 아버지 성묘를 다녀왔다고기록이 되어 있었다.아마도 춘계 방학을 하고 아버지를 뵙고 온 모양이다. 그리고는....그 다음 날 다시 결석을 하였고......그런데나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이 모든 사실을......알려 주지 않은 담임선생님을 책망하기 이전에 너무 미안했다.아이의 마음이 어떠할까......이 짧은 기록만으로도 손이 떨리고심장이 뛰고 눈시울이 적셔지는데....그 아이는 오죽할까......이제 초등5학년이 될 아이....그 어린나이에 아비를 잃고하늘이 무너지는 순간을 겪었을 그 아이를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내일부터는 성실하게 공부하겠다고어머니와 약속했다는 그 아이가자꾸자꾸 가슴을 후벼 판다.아이의 이름 석자만으로는 아이 얼굴이떠 오르지 않는데...마음은 너무 아프고... 그 또한 미안스럽다.내일은 그 아이를 만나 보려한다.어떤 말을 해 줘야 할까........그 어리고 여린 영혼에게......그 아이를 앞에 두고 울지 않아야 할텐데...울지 않아야 할텐데....... 20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