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여름날 오후,
어떤 말사의 노승 한 분이 탁발을 나섰는데
이집 저집을 기웃거리며 탁발을 하던 와중에
대문이라곤 싸릿문 하나 슬쩍 비껴 열려 있는
한적한 초가집을 막 들어서려는 찰나에,
마침 툇마루에 나와 바람을 쐬던 아낙네가 읆조리기를----
"에구~~ 저 앞산에 딱따구리는 생나무 구멍도 잘 뚫는데,
우리 집 멍텅구리는 뚫린 구멍도 못 뚫는구나----!"
푸념 소리를 엿들은 노스님
깊이 깨우친 바가 있어 탁발도 잊고 돌아서서
그냥 절로 돌아 왔는데
마침 그 날 저녁은
노스님이 설법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절에는 아낙네가 주로 찾기 마련인데
법석에 앉은 노스님.... 낮에 얼핏 듣고 느낀 바 있는
그 아낙네의 푸념을 인용 하면서,
그 푸념이 무슨 뜻인 줄 아느냐? 고
법당에 좌정한 대중에게 물었는데
민망해진 보살님들은 귓불만 발그레한 체
묵묵부답―---.
그러자, 스님이 일갈을 하면서
"부처님은 생나무에 구멍도 뚫었는데,
이 미욱한 중생들은 그 뚫어 놓은 구멍도 못 뚫고 있으니,
정진하거라!" 했다는데---
같은 물도 뱀이 먹으면 독이 되고, 소가 먹으면 젖이 되는 즉
같은 말도 노스님은 법문으로 듣고,
중생은 음담으로 들으니 ------ 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