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이야기

연리지 / 사랑한다면 연리지처럼

#경린 2010. 7. 17. 20:50






둘에서 하날 빼면

하나일 텐데

너를 뺀 나는

하나일 수 없고

하나에다 하나를 더하면

둘이어야 하는데

너를 더한 나는

둘이 될 순 없잖아.

언제나 하나여야 하는데

너를 보낸 후

내 자리를 찾지 못해

내 존재를 의식 못해

시리게 느껴지던

한 마디 되새기면

그대로 하나일 수 없어

시간을 돌려달라

기도하고 있어.



둘에서 하날 빼면 하나일 수 있어도

너를 뺀 나는

하나일 수 없는 거야.



원태연








사랑한다면 ‘연리지’처럼


‘연리지’는 서로 가까이 있는 두 나무가 자라면서
하나로 합쳐지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바람 따위에 상처를 입어 속살이 드러났다거나,
아니면 두 줄기가 살짝 맞닿아 있다가도 그대로
붙어 버리는 연리지.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한번
연리지 된 가지는 두 번 다시떨어지지 않는다느 것이다.


혼자 자라도 모자랄 공간에 다른 나무가 들어오면
서로 영양분을 많이 차지하려고 싸우게 되고
종국에는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힘없는 나무가 죽게
되기도 하고 두 나무가 동시에 병들어 죽기도 한다.


그런데 나무란 놈은 참 현명해서 그렇게 되기전에
대부분서로 의기투합한다. 한 쪽이 병들어 죽기 전에
서로 붙어 한 몸이 되어서는 혼자 였을 때보다 훨씬
더 거대한 나무로 자라나는 것이다.
전화위복이랄까. 몸집이 더 커지다 보니 뻗어 갈 수
있는 가지수도 늘어나고, 그 만큼 병충해 같은 외부의
재해로부터 강해진다.


연리지 현상의 참 신기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쳐지기 전의 성격과 기질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흰꽃을 피웠던 가지엔 흰꽃이
붉은 꽃을 피웠던 가지엔 붉은 꽃이 그대로 피어난다.


그렇게 서로 다른 특성을 지녔으면서도 어떻게 한 몸을
이루면서 살 수 있는지. 마치 불과 물처럼 제각각인
나무들이 일단 한 몸이 되면 서로의 개성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사는 모습에 절로 탄성이 나온다.

우종영의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중에서

 




우리 모두 사랑한다면 연리지처럼..




















비익조

오랜 추락의 끝이었습니다.
높은 하늘을 날 수 있기까지
그대와
심장을 함께 쓰며
처음으로 느껴 본 상승의 기쁨
사랑, 사랑이었습니다.
이른 아침 푸른 동맥을 타고 흐르는
그리움 하나 깃 속에 품고
그대와 한몸으로 날기 위한
긴 기다림의 깨침이었습니다.
우리가 외눈 외날래 새라는 것을
사랑하지 않으면 날지 못하는
사랑하지 않으면 살지 못하는
우리들 모두가 비익조라는 것을.

<정예린 유고 시집>에서





 

칠월칠일장생전(七月七日長生殿) 7월7일 장생전에서

야반무인화어시(夜半無人和語時) 깊은 밤 사람들 모르게 한 맹세

재천원작비익조(在天願作比翼鳥)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재지원위연리지(在地願爲連理枝)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하네.

천장지구유시진(天長地久有時盡) 높은 하늘 넓은 땅 다할 때 있는데

차한면면무절기(次恨綿綿無絶期) 이 한 끝없이 계속되네.




장한가 / 당나라 백거이가 양귀비에 대한 현종의 사랑에 대해 읊은 시




Beauty of Forgive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