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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

#경린 2010. 9. 19. 00:27

하울의 움직이는 성
 


나는 애니메이션을 참 좋아한다. 큰애가 어렸을 적 둘이서 만화프로그램은 물론 애니메이션 동화, 심지어 만화책도 엄청 빌려 보았었다. 당근 웬만한 만화 주제곡은 다 꿰고 있었을 정도...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다보니 그 덕분에 아이들하고의 공감대도 쉽게 형성이 된 것 같다. 언젠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 뒷부분을 보고 그 여운에 한참을 허우적거린적이 있다. 꽃미남 남자주인공에 홀딱 반해가지고...ㅋㅋ 잃어버린 순수를 찾게 해 주며 오랫동안 잔잔한 여운을 남게했던 내용도 좋았지만 히사이시 조의 인생의 회전목마 OST도 감동이었다.

하울과 소피의 첫만남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3번을 보았다. 한 번은 중반부 이후부터 또 한 번은 앞부분부터 맘 잡고 보다가 일이 생기는 바람에 마저 다 보지를 못했고 마지막은 올 설에 설 특집으로 해 준 것을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눈 한 번 안 떼고 다 봤다.^^ 결론적으로다가 맨 날 여운만 남기고 애달아 하다가 제대로 본 건 한 번이다. 성격이 터프 해 순정만화 애니에 별 관심이 없는 딸이 옆에 붙어서는 “ 옴마! 재미있어?? 다른거 보자” 를 몇 번이나 읊었지만 꼼짝않고 봤다는...ㅋ 냉중에는 울 딸도 집중하고 보고 있더만요.^^ 하울과 소피의 첫만남.... 골목길에서 능글맞은 넘들이 소피에게 수작을 걸때, 하울이 짠하고 나타나서 소피를 구해준다. 저리 멋진 남자가 구해주다니...인연인 것이다. ^^

 


주인공 소피와 하울 넘 이뿌지 않은가...?? ^^ 순정만화 남자주인공이 다 그렇듯이 하울역시 여심을 흔드는 꽃미남....ㅎ^^ 움직이는 성의 주인이자 마법사 하울. 여자인 소피보다 외모에 더 민감하고 꾸미기를 좋아한다. 원래는 흑발인데 금발로 머리염색도 하고 귀걸이나 목걸이도 빼놓지 않을 정도로 멋쟁이. 아참, 반지도 끼신다. ^^ 샤방샤방 밖에 외출하실 때 꽃단장은 기본 이 맘 설레게시리 방긋 미소도 잊지 않고....^^ 18살 모자가게 주인....소피 아버지는 안계시고 허영기 있는 엄마와 예쁜 여동생이 있다. 예쁜 여동생으로 인해 항상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일 잘하고 살림 잘하는 딱 맏딸 스타일 딱 내 스타일이다..믿거나 말거나...헤~~

 


황무지 마녀는 하울을 좋아하고 있다. 소피가 위험에 처해 있을 때 하울이 잠깐 도와주었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황무지 마녀가 둘 사이를 오해를 하여 소피의 모자가게로 찾아가서 마법을 걸어 소피를 저렇게 90세의 할머니로 만들어 버렸다. 황무지의 마녀는 엄청 나이가 많은 노친네이더만 참말로 여자의 질투는 나이도 없어요. ^^ 근데 황무지의 마녀는 자기가 마법을 걸어놓고도 소피를 원래대로 돌리는 마법은 모르는 상황 여기서 할멈의 심통이 제대로.....ㅋㅋ

 


여차저차해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들어오게 된 소피 청소부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이곳에서 머물게 된다. 성이라 해서 화려한 성은 아니고... 좀 요상한... 마법의 성....인데 가장 신기했던 것은 문이다. 문 옆에 있는 동그란 것을 돌리면 색깔이 바뀌고 문을 열면 그 색깔에 따라 문 밖은 다른세상이 나온다... 참말로 신기했다. 나도 그런 성에 살아 봤으면... 동그라미를 돌려 어린시절의 동네도 가보고 미래의 동네도 가보고... 친구들이 사는 동네도 가 보고 그대 있는 그 곳에 들러 지금은 뭐하나 살짝 보고 오기도 하고......ㅋㅋ

 


순수한 아이 같은 하울.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어 이름도 여러가지고, 무엇보다 무의미하고 잔인하기만한 전쟁에 결코 이용당하고 싶지 않은 남자. 아니 당당히 맞설 용기가 없는 겁쟁이. 어릴적 카루시퍼에게 심장을 주고 거래를 하는 바람에 마음을 잃은 하울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마왕이 되어가고.... 잃어버린 마음..... 마음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일까...?? 마음이 없는데도 사랑이 가능하다는 거.... 운명이니 가능한 것인가...??

 


"하울, 내가 당신을 도와줄게요. 당신에게 걸린 저주를 풀어주고 싶어요." "자기 저주도 풀지 못하는 네가 말야?" "그렇지만....나, 당신을 사랑하는 걸요!" "이미 늦었어."
밖에서 부상을 입은 하울이 피를 뚝뚝 흘리면서 집에 돌아왔을 때 소피가 따라가서 고백을 한다. 소피는 참 당차고 용감한 여자다.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도 어렵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떤 일이든 부딪히고 감내하며 함께 헤쳐나가려는 저 용기...... 나도 스무살 때는 저랬던 것 같은.....ㅋㅋ "기다려, 하울. 가면 안돼....여기 있어요." "다음 공습이 있을거야. 카루시파는 폭탄을 막을 수는 없어." "도망가요. 싸우면 안돼요." "왜지? 나는 지금껏 도망쳐왔어. 이제 지켜야될 것이 생겼어. 바로 너야!" 소피의 사랑고백에 맞먹는 하울의 고백. 널 지키기위해 위험한 전쟁이라도 더이상 도망만 치지 않겠다고... 이 애니메이션의 뒷부분은 당연 이 두 사람 사랑의 힘으로 해피엔딩이다. ^^

 


다른 사람에겐 아흔 살 노파로 보여도 하울에게만은 18살로 보이는 소피의 모습 황무지 마녀가 건 저주가 하울에게만은 먹히지 않는다. 황무지마녀에게는 참말로 쌤통...ㅋㅋ 두 주인공의 눈과 마음을 통해 사랑에 있어 객관성 같은 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새삼 함 더 생각해 보게 된다. 사랑은 남녀, 두 사람만의 지극히 주관적인 시각과 관점만이 존재하는 세계 남이 뭐라하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제일 예쁘고 최고 인거 바로 제 눈에 안경말이다. ㅋ 용기 있는 자 만이 사랑을 이룰 수 있다!

 


저게 바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다. 성같지 않은 성....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온갖 고철덩어리에 망가진 로보트를 합성해 놓은 것 같이 괴기스런 모양인데, 자꾸 보면 나름 귀엽다. 다리가 달려서 어기적어기적 걸어가는 것도...^^ 아래 움직이는 성의 모습이 사뭇 많이 변해있다. 하울이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꾸민 집이다. 사랑의 힘이 사람만 바뀌게 하는 것이 아니고 사는 모양새까지 바꿔버렸다. ^^ 어기적어기적 걷던 성도 훨훨 날게 되고.. 오! 위대한 사랑의 힘이여~~ ^^ 초록의 나무에 베란다... 나부끼는 빨래... 살아가는 향이 행복한 내음이 퐁퐁....^^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도 성장애니메이션이라고 한다. 이 애니메이션을 가만히 보면 소피가 어떨 때는 자기나이로 돌아가 있다가 다시 할머니로 돌아와 있다가. 잠을 잘때는 다시 자기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다. 소피가 하울을 사랑하는 마음이 나타날때, 그리고 자기 나이에 맞는 행동이 나타날때 자기의 본연의 모습이 나타난다. 하울을 진정으로 사랑할때, 소피에게 걸린 마법이 풀려버렸다. 애늙이같았던 소피는 사랑을 배우고 자기모습을 찾은 것이었다. 황무지의 마녀도 풀수없었던 그 마법의 정답은 사랑이었던 것이다. 애니에서 빠지지 않는 순수한 사랑도 참말로 감동이었지만 이 영화와 잘어울리는 히사이시 조의 음악도 최고였다. 오랫동안 잔잔한여운이 남는 애니메이션이었다. 2010년 9월 갈팡질팡 꿀꿀한 날 히사이시 조의 음악을 들으며..... / 경린

하울의 움직이는 성OST - 인생의 회전목마 (히사이시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