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이야기

닭의 벼슬을 담아 붙여진 이름 - 맨드라미 / 맨드라미-이해인

#경린 2011. 10. 3. 22:00

 



맨드라미 / 허영자 기인 긴 장닭 울음 고향에 돌아온 듯 사금파리 반짝반짝 윤기나던 소꿉 살림 어제가 오늘이런 듯 다가오는 유년의 뜰


 



맨드라미는 비름과(―科 Amaranthaceae)에 속하는 1년생초로 인도가 원산지며 귀화식물로 어디서나 잘 자라는 식물이어서 흔히 볼 수 있다. 꽃이 닭의 볏을 닮아서 계관(鷄冠)·계두(鷄頭)라고 한다. 영어 이름도 닭의 볏이라는 뜻의 cockscomb이다. 맨드라미는 순 우리말로 그 모양새를 보고 붙여진 이름이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기도 하며 씨와 꽃을 말려 내장출혈 치료에 쓰기도 한다. 꽃말은 '열정'과 '충성'이라고 한다.


 



맨드라미 / 이해인 술래잡기하던 어린 시절 장독대 뒤에 숨어 숨죽이고 있던 내게 빙그레 웃어 주던 맨드라미 짙은 향기 날리지 않아도 한번 더 쳐다보게 되는 멋쟁이 꽃아저씨 빨간 비로드 양복 입고 무도회에 가시려나? 이제는 어른이 된 나를 불러 세우고 븕게 타오르는 사랑의 기쁨 온몸으로 들려주는 사랑의 철학자 맨드라미 아저씨


 



빌라 화단가에 뒤늦게 맨드라미 싹이 돋았다 싶었는데 어느새 쑤욱 자라 꽃이 한창이다. 그 씩씩함과 열정을 그대로 닮아 붉게 타고 있는 모습이 이뻐서리 여러컷을 담았다. 담으면서 생각을 했다. 내년에는 온 화단이 맨드라미밭이 되게 씨앗 영글때마다 손으로 비벼서 화단에 쫘악 뿌려 주어야겠다고.....ㅎㅎ 언제부턴가 맨드라미가 좋았다. 기억 속의 내 유년에는 맨드라미가 떠 오르지 않지만 수채화속 시골마을의 입구에 서 있었던 맨드라미도 어느 병원의 벽에 걸려 있던 맨드라미 꽃의 열정도 이상하리만치 정겹게 느껴졌었다. 내가 맨드라미를 좋아하는 줄 그 때 알았다.^^ 기억하지 못하는 저쪽의 내면에 내 맨드라미가 아마도 있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