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이야기

바람과 나비의 꽃 풍접초 / 족두리꽃 / 바람의 말-마종기

#경린 2011. 10. 30. 16:10

 



바람의 말 /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게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의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사랑은 말하지 않는 수다 바람 속에도, 내리는 비에도, 햇살에도 피어나는 작은 풀꽃들 속에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사랑의 수다는 함께 합니다. 가을이 깊어져 가는 요즘 하루도 잊지않고 찾아오는 바람은 사랑의 수다를 물감으로 풀어 내어 오색으로 물들이고 그리움은 더 깊어져만 갑니다. 비가 오고... 또 바람이 불고.... 곧 낙엽이 뒹굴기 시작하겠지요. 뒹구는 낙엽속의 수다는 더 시끄러울 것 같습니다.


 



풍접초(風蝶草)는 풍접초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로 지구상에 약 150여종이 분포하고 있다니 종류가 참으로 다양한 꽃인거 같다. 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족두리풀, 백화채, 취접화,양각채라고 부른다. 학명은 Cleome Spinoza라 하며, 영어로는 꽃의 수술이 거미줄 처럼 늘어졌다 하여 Spiderflower라 부른다. 우리말로는 신부의 머리에 얹는 족두리를 닮아 족두리꽃 또는 왕관꽃이라고 부르며 나비가 바람을 타고 나는 것 같이 보인다 하여 (길게 바져나온 꽃술이 멀리서보면 마치 꿀을 빨고있는 나비처럼 보여)風蝶草(풍접초)라고도 부른다. 꽃은 8~9월에 피고 붉은색이거나 보라색 또는 흰색이며 원줄기 끝의 총상꽃차례에 달리는 꽃으로 여름에서 초가을까지 피고 지고 피고를 반복하는 꽃이다. 그래서 오래오래 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좋다. 생약명은 취접화(醉蝶花)<나비.蝶>로 효능은 풍습병으로 인한 사지마비동통을 그치게 하고 타박상에 짖찧어 바르면 효과가 있다고한다.


 



족두리꽃이구나 하고 보면 족두리 쓰고 팔랑팔랑 춤추던 초등학교 운동회 때의 모습이 아련아련 피어나고 풍접초구나 하고 보면 나비가 꽃잎에 앉아 바람을 타고 있는 것처럼 흔들리는 꽃 바람과 나비의 꽃...풍접초 늦은 봄 누군가 풍접초 모종을 빌라 화단에 심었다 늦게 심어 그런지 꽃도 생각보다는 늦게 피우더니 아직도 피고 지고를 계속하며 바람에 한들한들... 10월은 좀 늦은 꽃들이 햇살아래 미소짓고 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달이기도 한 듯하다. 바람의 손길로 꽃이 피고 지고 꼬투리가 익고 꼬투리가 터지고 있다. 내년을 기약하는 그 모습이 참 아름답다....기약할 수 있다는 것은..... 아름다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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