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세계

빈센트 반 고흐 아이리스 / 고흐의 아이리스-임희수

#경린 2012. 6. 6. 14:10

 

아이리스가 있는 아를의 풍경, 1888



아이리스 사진을 정리하는데 고흐의 아이리스가 떠 올랐다. 고흐의 해바라기가 더 유명하지만 보랏빛 아이리스 꽃잎과 초록의 생동감이 넘치는 고흐 특유의 터치가 담긴 아이리스 그림이 나는 좋다. 1988년 2월부터 시작되어 1989년 5월에 생레미로 가면서 끝난 아를 시기는 고흐의 생애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그린 아이리스 그림이다. 특유의 강렬함 보다는 풍경 속을 거니는 행복감이 전해지는 것 같다. 이 시기 동생에게 보낸 편지의 구절을 보면 "이 곳에서는 아무도 돌보지 않은 마당만 뒤져도, 그림 소재를 충분히 찾을 수 있을 듯하구나. 커다란 소나무가 몇 그루 있고, 나무 아래에는 아무렇게나 자란 잔디 사이에 이런저런 풀들이 역시 다듬어지지 않은 채로 뒤섞여 있어. 나는 아직 이 마당 밖으로는 나가 본 적이 없단다. 그러나 인생의 대부분을 이 마당에서 보낸다고 해도 그리 불행한 일은 아닐 것 같다."

 

아이리스, 1889



살아생전 제대로 된 성공을 맛보지 못하고 자책감으로 결국 1890년 7월 27일 평소때 그림을 그리기 위해 다니던 들판에서 해가지고 어스름한 달빛 내릴때 권총으로 자살을 한 고흐...... '살아있다는 것은 곧 고통'이라는 말을 남긴 채 밝은 녹색의 잎과 강렬한 보라색의 꽃이 우아한 조화를 이루는 아이리스, 반고흐 생전 전시회에 출품된 몇 안 되는 그림 중의 하나라고 한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 폴 게티 미술관에 보관하고 있으며 경매가격이 5,890만불(670억)이란다.

 

아이리스, 1890



고갱과의 불화로 스스로 귀를 자르는 등, 고통에 시달리던 빈센트 반 고흐가 아를르 지방을 떠나 프랑스 남부 생레미의 정신병원에 입원한 후 그린 걸작 아이리스 정물화 두 점 노랑과 보라가 대조적으로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그림 고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따뜻하고 생기있게 다가온다. 반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노란색 배경의 붓꽃이 강렬한 보색 대비 덕분에 각각의 색채가 더욱 강조된다"고 썼다.

 

아이리스, 1890



고흐의 아이리스 / 임희수 작은 화병에 빼곡하게 발목을 담근 꽃들은 넘어지지 않으려고 저희들의 허리를 부둥켜안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필사적이다 꽃은 어디서나 우아하고 아름답게 피어나야 하므로 살아남고자 하는 꽃들의 불안한 자태는 시들거나 꺾이거나 뽑혀나갈 차례를 기다리지 않는다 그래서 고흐는 지금 항아리에 담긴 정물의 공간과 시들어가는 꽃의 시간을 정지시켰다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 같은 항아리의 불안과 살아야 하는 꽃의 사생결단이 맞붙어 백 년이 넘도록 꽃들은 항아리 속에서 발목을 빼내지 않았다 어렸거나 젊었거나 병들었거나 꽃의 몸이 멈춘 항아리는 누구나 머무르고 싶은 세계다 어디서나 그렇듯 죽고 싶었던 몇몇 주둥이에 엎어져 몸부림치는 아직 죽지 못한 꽃의 슬픈 모가지들

 

아이리스, 18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