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운명 / 사랑의 노래 / 하종오

#경린 2012. 4. 29. 11:10

 




사랑 노래 / 하종오 우리 만난 이 세상에 풀꽃 피고 네가 살아 있을 때 널 따라 나비 날거든 나도 살아가는 줄 알거라. 햇살에 부신 눈을 비비며 한세월 보이잖는 길을 더듬어 푸른 하늘 서러운 황토에 왔다. 우리 괴로운 이 세상에 먹구름 끼고 네가 눈물 흘릴 때 널 따라 비 오거든 나도 우는 줄 알거라. 갈대 서걱거리는 허허 벌판 바라보며 바람 부는 벼랑 끝에 장승으로 서 있지만 모진 마음은 더욱 응어리지는구나. 우리 헤어지는 이 세상에 천둥 치고 네가 죽을 때 널 따라 벼락 떨어지거든 나도 죽는 줄 알거라. 인생 한번 간 뒤에도 밤이 오듯이 사람 사랑하는 것은 운명 아니냐. 천지간에 어둠이 뒤덮여온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운명 스치는 바람도 떨어지는 비도 쏟아지는 햇살도 새소리도, 바람소리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그 운명 위에서는 다른듯하고 하찮은 것에도 함께라는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많은 시일을 길게 끌고 있는 그림에 덧칠을 하고 빠레트를 닦고 붓을 씻고 짬내어 하는 시간... 그 위로도 운명의 그림자 얹어지고 한 시도 떠나지 않는 생각 핸드크림의 향기 속으로 이어진다.

 

눈바람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