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가을의 문턱에서

#경린 2012. 10. 3. 18:33

 




가을 하늘빛이 고아 그 빛따라 나선 길 즐거운 마음으로 이름을 붙인 가을맞이 나들이^^ 멋지고 이름난 곳도 좋지만 도심을 벗어나는 그 자체만으로도 눈이 맑아지고 맘이 활짝 열리어 덩달아 가벼워지는 기분^^ 가을이 되면 여기저기 가 보고 싶은 곳이 쫘악 줄 지어 서 있었는데 맘만으로만 가득 이것저것 발목을 잡는 것이 하나 둘이 아닌지라......^^ 계획 세우고 길을 나서지를 못하는 현실

 




가을바람이나 쐬자며 무작정 따라 나선 길 한적한 시골길 하늘하늘하면서도 선명한 웃음의 코스모스 팔짱끼고 걸어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기 좋았던 둑방길 들녘은 황금빛을 준비하는 풍요의 물결 색감 좋은 비단결의 파란 하늘 하야니 몽실몽실 양떼구름 가을의 결실을 준비하라는 좀은 따갑지만 기분 좋은 눈부신 햇살 가을바람은 쉼 없이 살랑살랑 가을빛을 담아내기 시작한 초록

 




추석 다음날 본 광해라는 영화얘기로 시작 된 옆지기의 역사이야기.... 역사적인 사실과 역사시간에 배우지 못했던 뒷얘기들을 자연이 숨 쉬는 함안둑방길 위를 걸으며 들으니 이번 중간고사 역사시험을 포크로 찍듯이 찍었다는데 울곰만디 생각이 나 웃음이 나왔다. 외우기만 하면 될 것을 하며 게으름을 탓하였는데 요로코롬 역사수업도 잼나게 해주면 울메나 좋을꺼나......싶었다......^^

 




가을 들녘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봄밤에 들렀던 진해경화역으로 갔다. 수줍은 봄밤의 추억 위로 시간이 흐른만큼 그 때와는 또 다른 모습...... 가을을 맞이하고 있는 한적한 시골역 나른한 오후의 햇살이 내려와 벤치 위에서 자불고 있고 단풍 물들기도 전 성질 급하게 일찍 떨어진 낙엽들도 한가로이 바람따라 까부랑대며 사부작이는 평화로운 모습

 




살포시 곱게 방긋했던 봄밤과는 또다른 탄성 하......멋지다~~ ^^ 운치스러움은 역시 가을.....^^ 수령높은 벚나무 가로수에서 풍겨져 나오는 묵직한 가을의 운치 아직 제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라는 감탄사^^

 




쭉 뻗은 철길을 보자 유년으로 돌아간 맘 올라서서 걸어보는데 뛰듯이 잘도가는 옆지기와는 달리 얼마 못가서 달랑 떨어지는 나의 저질스런 평행감각^^ 깔깔깔 웃음소리에 자불던 가을햇살이 아마도 깜짝놀랐을 것이다.ㅎ

 




어느새 코스모스는 꽃잎이 떨어지고 내년을 준비하는 것들이 있어 마른 씨앗을 골라 담아 왔다. 주말에 할아버지 집(산소)에 갈 계획인데 그 곳에 가서 코스모스 씨앗을 뿌려주고 올 생각이다. 작년에 받아 둔 풍접초 씨앗도 서랍에서 찾아 내어 준비 해 두었다. 씨앗만 보면 받아 오는 습관이 있는데 다 오데다 두었는지를 모르겠다.... 수배령을 내려야 할 듯....^^ 내년 이맘때 할아버지집 마당가에 코스모스가 피면 한번도 뵙지 못한 할아버지이시지만.... 아마도 좋아하시지 않을까 싶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한참을 가을속을 걸으며 많이 웃었다. 아직 가을 옷으로 갈아입지 않은 나무들이었지만 가을문턱의 나들이는 예쁜 색을 담아 피어나는 들꽃들을 만나는 설레임과 고운색으로 물들어 가는 자연을 만나는 즐거움이 함께 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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