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봄이 온다네요 / 아득히 - 오세영

#경린 2013. 2. 17. 21:13

 



아득히 / 오세영 봄이 온다는 것은 누군가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이다. 새록새록 눈 녹는 소리에 여기저기 언 땅을 밀치고 솟아나는 새순들. 봄이 온다는 것은 누군가 흔들어 깨워준다는 것이다. 바람에 하나씩 눈 뜨는 나무의 잎새들, 봄이 온다는 것은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이다. 아른아른 취해 아지랑이 먼 하늘 황홀하게 우러르는 꽃들의 눈빛, 봄이 온다는 것은 아득히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가지에 물오르듯 아아, 초록으로 번지는 이 슬픔.

 



봄이 온다는 것은...... 새것을 피어 올리는 길목의 그 분주함과 안온하게 아롱대는 아지랭이속의 평온함과 살아있는 것들의 가슴에 설레임을 주는 것 그리고 또..... 봄이 온다는 것은 당신을 처음 만난 계절이 다시 돌아온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