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풍경소리

지금 내원사는 공사중..온돌의 고래와 구들장 신기하네요.

#경린 2013. 3. 24. 20:52

 


노전암에서 점심 공양을 거하게 하고 잘 정비 된 나무테크를 따라 걸어 내려와 다시 내원사와 노전암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니 아이고 다리야 힘들어~ 소리가 나왔다. 다행히 내원사는 관계자들만 차의 진입을 허 하였던 노전암과는 달리 절 입구까지 차가 올라 갔고 내원사 앞에는 넓은 주차장도 있었다.

 


계곡의 경치를 보고 즐기며 올라갈 수 있게 계곡 가장자리를 따라 내원사 입구까지 아스팔트는 이어지고 있었다. 내가 노전암까지는 걸어 올라가고 내원사는 차로 올라가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찾아 본 정보나 사람들의 발길이나 해 놓은 환경으로 봐도 노전암보다는 내원사가 더 이름이 있고 규모면에서도 컷지만, 주변 경치를 즐기며 걸어 올라가기에는 내원사의 계곡쪽보다는 노전암의 코스가 더 정감이 가고 오르는 길의 느낌도 좋다는 생각이다.

 


지난 얘기와 우리의 추억을 얹으며 도란도란하는 사이 입구에 도착 내원사 앞 주차장에서 바라보는 절의 규모가 이름난 절인 만큼 역시 노전암보다는 우람하니 컷다.

 


절집 입구 화단의 노랗게 반짝반짝 빛나는 꽃이 눈길을 잡았지만 그것이 복수초인지는 지기가 가르쳐 주어 알았다. 한 번도 직접 보지 못한 복수초는 눈속에서 꽃이 먼저 쏘옥 올라온다고 생각해서 일까 사람들도 그 꽃이 복수초인줄을 몰랐다가 지기의 '복수초네' 하는 소리에 조거이 복수초에요 하며 다들 한 번 더 쳐다보았다. 보란듯이 번듯하게 복수초라는 이름표가 있기에 아하..그렇구나 복수초가 맞네 싶었다.^^

 


내원사 내로 들어서니 공사로 인해 많이 어수선하였다. 대웅전과 여러 건물을 다시 짓고 있는 듯 해 보였다. 현재의 모습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라고 하는데 공사가 끝이 나면 아예 몰라보게 변신을 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저어 되기도 하였다. 요즘 절들은 너무 거대해지는 듯 해서리 예전의 아늑하면서 아담한 산사 특유의 고즈늑한 느낌이 갈수록 찾아보기가 힘들어 지는 듯하니 말이다.

 


재건축 중인듯한 옛건물의 방안을 들여다보니 방바닥을 요상하게 파 놓은것이 흡사 두더지 땅굴같은 모양새 그런데 요거이 뭘까?? 당근히 몰랐다. 지기가 설명 해 주기 전에는...^^ 고거이 바로 우리 온돌의 '고래'라고 하는 부분이란다. 부뚜막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요 고래로 열기가 통하게 되고 그 위에 놓인 온돌 즉 구들이 데워져서 방이 따뜻하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하....신기....^^

 


건물밖에는 방바닥에서 떼어 놓은 구들장들이 줄 서 있었다. 아마도 이 구들장들은 손을 보고 다시 사용을 하는 듯했다.

 


그런데 건물밖 뒷마당의 요 땅굴은 또 뭐신고?? 아궁이에서 연기가 빠져나가는 굴뚝까지의 통로라고 한다. 그런데 그 통로가 굽어 있네...왜 그럴까나?? 당근 나야 모를 수 밖에..... 아궁이에서 열기가 바로 빠져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그렇게 굽이굽이로 통로를 만들어 놓은거라고 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온돌을 사용하는 우리민족 우리조상님들의 지혜가 참 대단하다는걸 새삼 느꼈다.

 


내원사의 단청이 특이하다 싶었는데 가만보니 붉은 색이 짙은 여느 다른 절집과는 달리 푸른색이 많이 돌았다. 저 단청의 색은 옛것인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새로이 건물을 증축하더라도 내원사 특유의 것들만은 그대로 보존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

 


공사로 인해 절집 전체가 어수선하였고 스님들도 보이지 않았다. 옛대웅전 건물인듯한 곳 뒷쪽으로 출입금지 구역이라는 팻말만 붙어 있고 문이 열러 있길래 살째기 들어가 봤다.

 


스님들 거처와 이어지는 뒷마당은 잘 꾸며져 있었고 그곳에도 봄꽃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노란꽃이 오밀조밀 빛나고 있었는데 처음보는 꽃이었지만 작년엔가 수목원에서 봉우리로만 보았던 삼지닥 나무란 걸 한 눈에 알아봤다. 나는 아무래도 초록이들을 알아보는 눈썰미가 조금은 있는 듯하다.^^

 


절에서 산으로 이어지는 뒷길은 사람의 발걸음이 잦았던 탓인지 산길이라기 보다는 편안한 산책로 처럼 꾸며져 있었다. 시간이 오후로 쑤욱 들어와 있었던 때라 공기가 차가와지기 시작하여 벤취에 앉아 보고픈 맘은 없었지만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면 앉아서리 산속같지 않은 절 뒷마당의 풍경을 즐겨 보았을련지도 모르겠다.

 


내원사는 공사가 끝이 나고 나면 그 유명세만큼 규모가 더 커지고 또 사람들의 발걸음도 더 늘어 날 것이다. 다른이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옛날 유년에 한동안 지냈던 그런 절집의 풍경들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음에 좀은 씁쓸한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