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풍경소리

우곡사 / 약용수로 유명한 창원시 천년고찰

#경린 2013. 5. 28. 10:04

 

가까운 곳에 암자 같이 조용한 절이 없을까? 하는 물음에 경리과직원이 소개 해 준 사찰이 우곡사입니다. 창원시내에서 가까우며 차가 절 입구까지 바로 올라갈 수 있도록 도로가 이어져 있지만 산속으로 들어간 듯 숲이 울창하고 근처의 우곡저수지며 용추계곡과 이어지는 숲길의 야생화도 아름다운 길이라고 인터넷 여기저기 소개가 되어 있었습니다.

 

정병산 산행을 하기 위한 시작점이라고 하더니만 절 앞 주차장에는 산행 온 이들의 차로 보이는 차들이 빼곡하였습니다. 지기 말로는 여기까지 차가 올라오면 산행의 절반쯤은 한 것이니 수월하게 정병산을 오를수 있다합니다. 다음에는 산행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지요.^^

 

수령 500년의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주차장 위 절 입구에서 반가이 맞아주었고 절집으로 향하는 돌계단을 따라 오르니 바로 대웅전 건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여러가지 광물이 녹아 있어 아토피나 위장병 등에 효험이 있다는 약용수 앞에는 물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가지고들 온 물통의 크기가 범상치 않음이 효험이 있는 물임에 틀림없는 모양입니다.^^

우곡사는 창원시 동읍 전단산 기슭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범어사의 말사로 제가 자주 가는 인근의 성주사(聖住寺)ㆍ성흥사(聖興寺)와 함께 무염(無染) 스님이 창건한 신라고찰로 알려져 있지만, 창건배경에 대해서는 전혀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합니다. 1799년(조선정조 23)에 편찬된 범우고에 절이름이 나와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후기까지는 명맥을 유지한 것으로 추정한다 합니다. 이후 폐사 된 것을 19세기 말에 구만호가 복원을 하였고 얼마전까지만해도 구만호의 초상화가 전해졌으나 도난당하였다고 하네요.

대웅전과 삼성각, 산신각이 1970년대에 우곡사가 중창되면서 건립되었다하고 대웅전, 삼성각, 산신각 내의 탱화 몇몇점도 1980년대 이후 봉안 되어 그런지 천년고찰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절터만 천년고찰이 아닌지...^^

 

요사체의 나무마루나 방문의 문살은 오래전 그것을 사용한 듯 하였으나 시멘트로 받쳐진 기둥도 새로 얹은 기와도 댓돌이 아닌 시멘트 돋움도 여기저기 달아내어 지어진 건물들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지기의 말로는 요사건물도 그렇고 절내의 모든 것이 80년대 이후나 근래에 새로이 단장이 된 듯하며 불과 몇십년 전의 모습도 전혀 찾아 볼 수 없다합니다. 하지만 다시 몇십년이 흐르면 세월의 흐름이 입혀지겠지요.^^

 

 

어쨌거나 전단산 우곡사는 불모산 성주사, 비음산 불곡사와 함께 현재 문화관광부에서 지정한 창원시 3곳의 사찰 중 하나라고 합니다. 문화관광부에서 지정한 사찰......천년고찰...... 건물을 다시 중창하고 보수 할 때는 작은 것 하나라도 옛것을 지켜가는 노력과 고증이 함께 하면 좋지않을까하는 아쉬움이 내내 들었습니다.

대웅전에 삼배하고 나오며 그 유명한 약수물을 한모금마셨습니다. " 제가 지금 청정한 물을 뜨니 감로의 물로 변하여 삼보전님께 올립니다 원컨대 어여배 받으소서" 안내문에 적힌 글귀처럼 물맛은 청정하면서도 청량하였습니다.

우곡사 경내를 다 둘러보고 나오며 초입에 있는 벼락맞은 은행나무 가까이에 가 보았습니다. 원래는 둘레가 네 아름이나 되고 키가 30m를 넘었다고 전하는데 지금은 속이 시커멓게 탄 흔적이 있고 키도 그렇게 커지는 않았습니다.

벼락을 맞았다고도 하고 10년전에는 불이 났었다고도 하는데 신기하게도 속은 벼락을 맞았는지 불에 탔는지 죽고 말았지만 바로 그 옆자리에 새로운 싹을 틔우고 줄기를 올려 굵기는 사람 팔뚝 아니 허벅지보다 더 굵고 잎의 푸르름은 수령 500년 이상 되었다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이었습니다.

 

그렇게 모진세월을 견뎌 내고 이겨낸 은행나무를 향한 사람들의 염원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는데.....어떤이의 염원과 맘을 담은 애기동자와 사탕이 이승에서 오래오래 함께 하지 못한 인연에 대한 애틋함같은 것이 묻어 왔습니다.

 

느티나무 같은데 잎에 동글동글한 것이 열매는 아닌듯 하고... 무엇인고.... 호기심에 그 동글한 것을 따서 쪼개어보니 그 안에...... 쬐그만 벌레들이 오글오글....하이고...이것도 인터넷 찾아보니 느티나무 진딧물이라고 합니다. 느티나무는 잎이 무성한 나무이고 잎이 무성한 만큼 그 동글이도 무진장 많았는데 벌레를 저리 많이 달고...나무가 괜찮을라나 심히 걱정입니다.

이팝꽃도 아닌 산딸나무꽃도 아닌 이름모를 하얀꽃이 우곡사 올라가는 계곡에서 부터 입구까지 흐드러지게 피어있어 무슨꽃인가 찾아보니 층층나무꽃이라고 합니다. 키 큰 나무에 하얀꽃이 층층이 피어서 그렇게 붙여진 이름같습니다.^^ 시내와도 가깝고 약용수로도 유명한 천년고찰 우곡사 입구의 저주지도 시민들의 휴식처로 조성할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 종종 찾아가는 사찰이 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