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풍경소리

수평선을 이루는 노란물결 남지 유채축제 / 낙동강변 절벽 위 절집 능가사

#경린 2013. 5. 5. 00:33

 

해마다 4월이면 창녕군 남지 낙동강변 60만㎡(18만 평)의 둔치에서 수평선을 이루는 노란 물결의 유채축제가 열린다. 국내 최대규모의 유채밭이라니 그 규모가 눈으로 봐야 실감이 난다고나할까 정말 넓은 노랑이 꽃밭이다.^^

 

작년 유채축제 때 말이 끄는 마차도 타고 유채의 물결 속에서 노닐다 왔었는데 올해는 뭐가 바쁜지 축제기간이 훨씬 지나서야 시간을 내어 가 보았다. 혹여 유채꽃이 다 지지나 않았을까 염려가 되었었는데 멀리에서도 노랑물결이 선명한지라 늦게라도 오길 잘했다 싶었다.

 

유채밭을 노닐다 강건너 능가사로 가기 위해 철교로 향했다. 남지철교는 남지와 함안을 연결해 주는 낙동강 위 다리로 다리가 두 개 인데 구철교(파랑)는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 역할을 하고 신철교(주황)는 차 들이 다니는 도로 역할을 한다.

 

아니 그런데 철교쪽으로 오니 그 너머에 더 넓은 유채밭이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차를 주차하고 코 앞에 보이는 주차장 왼쪽 유채밭에서만 놀다 갔었는데 주차장 오른쪽에는 더 넓은 유채밭이 그야말로 장관으로 펼쳐져 있는 것이었다.

 

세상에나...더 넓은 유채밭이 노랑수평선을 이루고 있는 풍경을 모르고 우찌 우리는 주차장 앞만 보고 그것이 다 인줄 알았단 말인가

 

광활한 유채 밭이 낙동강 풍광과 어우러져 장관이라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할 지경 감탄사를 자아내며 거니는데 지기가 갑자기 나를 번쩍 안아 올렸다.

 

지기의 눈높이에서 보여 준 풍경 "와우~~~세상에나" 나의 눈높이에서 보다가 지기의 눈높이로 보는 풍경은 훨씬 몇 배로 더 감탄스러웠는데 마치 천지에 노란 물감을 뿌려놓은 듯한 풍경이 넋을 잃게 할 정도였다.

 

주차장 왼쪽 유채밭에서는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던 풍차도 보이고

 

어찌나 넓은지 유채밭을 돌며 풍광을 즐길수 있는 순환차량도 돌고

 

노란유채와 환상을 이루며 포인트를 주고 있는 튤립도 그곳에 다 있었다.

 

자연과 사람의 만남이 이번 축제의 주제라고 하더만 유채향에 취하기는 나비나 벌, 사람 모두 다 같았고

 

꽃속에 노니는 사람들도 꽃처럼 예뻐보였다.

 

창녕쪽 강변 둔치 유채밭에서 맞은편 함안쪽 강변을 바라보면 가파르게 깎아 놓은 듯한 절벽위에 자리한 능가사가 보인다.

 

능가사로 가는 남지 철교 위에서 바라 보이는 낙동강물의 유유한 흐름과 광활하게 펼쳐지는 유채밭이 또한 한폭의 그림이다.

 

햇살이 강했지만 아직은 여름이 아닌데 어디서 날라 왔는지 잠자리 한마리가 내 어깨 위에 앉았다. 몇 컷의 사진을 찍었는데도 날아가지 않고 포즈를 취해 준 잠자리..^^

 

낙동강변 절벽위에 자리잡은 아담한 사찰은 철교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 곳 사람들이 '남지철교절'이라고 부른다는 능가사는 자그만 암자 같은 느낌의 작은 사찰이었다.

 

마당에는 이름모를 신기한 꽃들도 제법 있었다. 그 중 쌀가루를 뿌려 놓은 듯한 것이 처음 보는 꽃이라 신기하여 한참을 보며 생화인지 조화인지 만져보니 확실히 생화였다.^^

 

경내 낙동강을 등지고 서 있는 약사여래불을 지나 대웅전에 삼배를 드리고 나오니 맘이 편안해지며 유채의 향기도 그 풍경도 더 진하게 다가오는 것이 모처럼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의 혜택을 맘껏 누린 즐거운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