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봄의 줄탁 - 도종환 / 옴질옴질 모과나무, 뾰족뾰족 화살나무 새순

#경린 2013. 4. 13. 10:06

 



봄의 줄탁 / 도종환 모과나무 꽃순이 나무껍질을 열고 나오려고 속에서 입술을 옴질옴질 거리는 걸 바라보다 봄이 따뜻한 부리로 톡톡 쪼며 지나간다 봄의 줄탁 금이 간 봉오리마다 좁쌀알만한 몸을 내미는 꽃들 앵두나무 자두나무 산벚나무 꽃들 몸을 비틀며 알에서 깨어 나오는 걸 바라본다 내일은 부활절 시골 교회 낡은 자주색 지붕 위에 세워진 십자가에 저녁 햇살이 몸을 풀고 앉아 하루 종일 자기가 일한 것을 내려다보고 있다

 



시인의 시어들은 참 아름답다 사르르 파고드는 공감에 파르르 피어나는 끄덕임

 



옴질옴질 꼬무작꼬무작 감동으로 피어나던 봄꽃들 그 신비로움과 햇살아래 반짝임도 잠시 저무는 일만 남았다는 듯 아름다웠던 날에 대한 욕심 없이 화르르르 세월앞에 담백한 고요함

 



화살나무의 새순은 화살대에 화살촉을 세우듯 뾰족뾰족 어린것의 날세운 반짝임이 신기하여 만져보니 단단하고 야무진 것이 과녘을 향해 곧바로 꽂힐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