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 산길에서 만난 여우 - 김백겸

#경린 2013. 4. 9. 10:09

 

여우꼬리풀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밥먹는다" "무슨 반찬~?" "개구리반찬" "죽었니 살았니~?" "살았다!! 아웅~~ ^^"

 

누운주름



산길에서 만난 여우 / 김백겸 아무도 없는 외딴 밤거리를 홀로 걸어야 여우를 만날 수 있다. 가로등 불빛을 지우는 안개이거나 이정표를 어둡게 하는 어둠을 무언가 알 수 없는 매혹이 발길을 으슥한 골목으로 끌어당긴다 여기가 어디인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계속 같은 지역을 돌고 있지나 않는지 불안한 마음을

 

매발톱



그 여우는 기차역광장에서 짙은 화장을 하고 팔을 붙드는 여자들은 물론 아니다 새벽에 대합실에서 인생과 신의 의미에 대해 전도하는 진지한 얼굴의 처녀도 역시 아니다. 모양도 아니요 정신도 아니면서 심장을 기쁘게도 하고 슬프게도 하는 무언가 이상한 유혹이다 실눈을 해야 보이는 첫사랑의 암시 같은 것이다

 

은방울꽃



어느 가을 날 인생의 늦은 등산길에 문득 여우를 만났다 인기척이 뚝 끊어진 검은 숲 오솔길 한 복판에서였다 여기가 어디인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계속 같은 지역을 돌고 있지나 않는지 불안한 마음이었으나 여우는 이상한 미소와 슬픔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다음 생에서라도 찾아가야 할 내 무의식 속의 당신이었다

 

이끼용담

그는 여우꼬리풀이 어디 있는 줄을 안다 그 풀을 보면 내생각이 절로 나나보다 아니 보지 않아도 연결이 되나보다 때가 되면 일부러 찾아가나 보다 "여우야 뭐하니? 당신 꽃 찍어 왔어...ㅎ"

 

인디언앵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