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한 삽 폭 퍼와서 곁에 두고픈 제비꽃 / 제비꽃 편지 - 안도현

#경린 2013. 4. 14. 11:30

 



제비꽃 편지 / 안도현 제비꽃이 하도 예쁘게 피었기에 화분에 담아 한번 키워보려고 했지요 뿌리가 아프지 않게 조심조심 삽으로 떠다가 물도 듬뿍 주고 창틀에 놓았지요 그 가는 허리로 버티기 힘들었을까요 세상이 무거워서요 한 시간이 못 되어 시드는 것이었지요 나는 금새 실망하고 말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그럴것도 없었어요 시들 때는 시들 줄 알아야 꽃인 것이지요 그래서 좋다 시들어라, 하고 그대로 두었지요

 



언젠가 보라색 앙징스러운 제비꽃이 예뻐서 안도현 시인님처럼 한 삽 폭 퍼 와서 화분에 옮겨 심어 놓은 적이 있었지요. 제가 퍼 옮긴 제비꽃도 얼마 못 가서 시들어 버리고 말았고 그 이후로는 퍼 오고 싶어도 또 시들어 버리고 말까봐 바라만 봅니다. 아무래도 씨앗으로 심어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