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밀양강을 마당으로 품은 월연정

#경린 2014. 1. 19. 14:02

 


밀양을 여러 번 가 보았으면서도 모르고 못 가 봤던
월연정을 찾아 나섰습니다. 밀양IC를 지나 잠깐 달려
밀양강에 오니 월연정과 용평터널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겨울 강물에서 수다스러이 떠들며 노닐고 있는 철새들을
울지기는 놓치지 않고 찰칵~~ ^^

 


월연정 가기 전에 있는 옛건물
밀양은 역사가 아직도 그대로 쉼쉬고 있는 듯한
도시라 그런지 이러한 옛고가들을 쉬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옛고가마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겨울이기도 하여 썰렁한 느낌이라 아쉽기만합니다.

 


용평(龍坪)터널 (백송(白松)터널)
지금은 월연터널이라는 안내가 되어져 있어 이름도 많은 터널..^^
그기다가 영화촬영까지 하였다고 안내판이 붙어 있었습니다.^^
1905년 개통된 경부선 철도터널 이었으나 1940년 경부선 복선화 사업으로 
다른 곳에 또 하나의 철도터널이 생기고 난 후 부터는 
일반도로로 이용되어 사용하고 있다합니다.
터널이 아주 자그마하니 귀엽게 생겼어요.
차 한대가 지나가면 딱 맞는 사이즈인데
중간에 터널과 터널을 이어주는 하늘이 보이는 부분이 있어
반대편에서 들어오는 차와 마주치게 되면
이 구간에서 해결이 가능하였습니다.
터널 옆으로 월연정으로 갈 수 있는 차로와 대나무숲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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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터널 입구에 차를 세워 두고 대나무숲길을 택했지요.
떡갈나무 잎이 수북히 떨어져 쌓인 숲길이 제법 운치가 있더만요.
이 숲길을 걸어 들어가면 월연정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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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잎이 떨어져 있는 돌담길에 서니
지난 가을의 아름다움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둥치 굵은 은행나무가 쏟아 놓은 낙엽길을 자박자박 걸어 지나니
노목들이 봄을 준비하는 낮은 숨소리 속에 월연대가 모습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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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강과 동천이 합류하는 언덕배기에 자리 잡아
밀양강을 마당으로 끌어 들인 아름다운 월연정은
하나의 건물이 아니고 월연대를 비롯, 여러 채의 건물 집합으로
본래 그대로의 지형 위에 지어져 모두 각기 다른 평면을 지닌 것이 특징입니다.
제일로 높은 곳에 위치한 월연대를 바라보면 그 돌담이
또한 아름다움이고 조상의 자연사랑함과 풍류의 멋이 그대로 들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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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비탈에 자리를 잡고 밀양강을 바로보며 
대를 이어 월연대를 지키고 있는 백송
처음의 소나무는 월연정을 지은 월연 이태선생이 심었으나 고사하여 죽고
씨가 떨어진 것인지 아니면 그 뿌리에서 나온 것인지
새로운 백송이 자라난 것이 지금의 백송이라고 합니다.
백송은 북방계 식물로 기후가 온화한 밀양에 자라는 것은 의외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남쪽에 자라는 백송이 아닌가 한다네요.
잔뿌리가 적어 옮겨 심기가 여간 쉽지 않으며 
어릴 때 자라는 속도가 아주 느리고 또한
종자 역시 자연 상태에서 발아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
좁은 비탈 바위가 있는 척박한 곳에 뿌리를 내려 대를 이어 월연정과
함께 하는 지금의 백송이 대견스러움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귀한 백송이라고 하여 자세히 보았지요.
나무결은 소나무와는 달리 맨질맨질하면서 회백색이고 
얼룩얼룩 각질이 벗겨지고 있었는데 나뭇가지 끝의 잎이 
소나무의 잎과 비슷하게 생겼더만요.

 


월연정 보러 갔는데
문문마다 자물쇠 꼭꼭 채워져 있어
까치발로 돌담기와 너머 기웃기웃하니
툇마루 위 먼지와 자불고 있던 겨울햇살만이
실눈하고 배시시 반기더라
앙상함으로도 노목의 위엄은
나그네의 발길을 멈추게 하기 충분하건만
세상의 무관심이 문걸어 잠그게 하였나보다
쌩 도라진 마음
꽃단장할 즈음 다시 오면 문 열어 줄란지 모르겠다.

 


월연정 모든 건물이 닫혀 있어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월연대 옆 돌담을 따라 조금 오르니 쌍경단도 눈으로 들어오고
그 풍경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월연대에서 바라 본 쌍경단
쌍경단과 월연대 사이에는 작은 계곡이 있고
두 곳을 이어 주는 조그만 다리 또한 운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만보니 나무다리 위로 시멘트를 얹어 만들었더군요.
그냥 나무다리 였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었습니다.

 


쌍경단은 강물과 달이 함께 맑은 것이 마치 거울과 같다는 뜻이랍니다.
쌍경단의 툇마루에 앉아서 바라보는 밀양강의 풍광은 참으로 아름다울 것 같은데
문이 잠겨 있으니...에효.....


언제 허물어 졌는지...
쌍경단 뒷 쪽 월연정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거처 하는 듯한 건물의
한 쪽 담이 허물어져 있고 인기척은 없었습니다.
아무리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문화재청이 명승지로 지정 한 곳의 관리가 
어찌 이리도 소홀한지 안타까움이네요.
우리 것을 아끼고 지켜 나가는 것에 다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인데....
꽃 피고 새우는 봄이 오면 허물어진 담장도 고쳐지고
사람의 그림자도 오가리라 기대를 해 봅니다.

 


한여름 빨간 배롱나무로 꽃단장을 한 월연정의 모습
밀양8경중 4경이라는 그 경치 보고파 꼭 다시 가 봐야겠습니다.
월연정에 대한 소개는 그 때 다시 하기로 하지요...^^

 


월연정을 둘러 보고 용평터널을 빠져 나오다 마주오는 차와 딱 마주 쳤습니다.
우리가 먼저 들어서 가고 있는 중이고 반대편 차는 막 들어섰는데도
딱 버티고 물러설 기미가 없는 것이...이런....웬수도 아닐진데....
맘 좋은 지기가 양보를 하여 후진을 했습니다.
어쩌면 상대는 운전초보일지도 모르지요.....^^
다행히 터널 한 쪽 하늘 터인 공간이 두 대가 아스라히 스치고 지나 갈 수
있게 해 주어 많이 후진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역시 맘 좋은 사람은 하늘이 돕는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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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평터널을 지나 조금 더 가니 '오연정'이라는 팻말이 보였습니다.
여기도 무슨 정자인가...?? 일단 비탈길을 올라 가 보았지요.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은행잎과 열매를 깨알같이 쏟아 내고 서서
지키고 있는 정자가 나왔는데......
그러나 역시 관리가 소홀하고 관리하는 사람들의 거처 마당에는
중장비에 개를 키우는 우리까지....음...그 냄새도 차암.....
우리것에 대한 관리가 정말 이래서는 안 되는거 아닌가 안타까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