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풍경소리

순천 송광사 아름다운 절집

#경린 2014. 7. 14. 00:55


늘 가 보고 싶었던 순천여행...
그 첫발걸음으로 정한 곳이 조계산 송광사와 선암사
짝사랑만 하던 곳을 가기 위한 기다림은 설레임 그 자체


송광사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절집로 오르며 맞는
자연의 길....초록, 계곡, 바람, 솔향기, 푸른 이끼, 물소리...


바쁜일상을 잠시 내려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어느새 딴세상으로 온 듯 발걸음도 맘도 온통 초록
약 반시간정도 걸렸던 활엽수와 침엽수가 어우러진 송광사의 진입로
숲의 청량함은 여름을 잠시 잊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나무숲
절집 근처에는 멋진 소나무들이 호위하듯 숲을 이루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건만
편백나무가 숲을 이룬 것은 일제 강점기의 굴곡의 현장임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란다.
독성이 강해 생태계 파괴에도 한 몫을 하는 녀석들이라고 지기가 일러 주었다.


주위의 경치도 즐기고 사진도 찍으며 세월아 네월아
시계 보지 않고 이렇게 걸어보는 것이 얼마만인지


유명한 절집 답게 역시 주위의 풍경이 한마디로 끝내 주었다.^^
특히 내가 홀딱 반한 우화각과 능허교 그 밑을 흐르는 냇물
직접 보니 ...그 빛도...그 느껴짐도 더 환상적이었다.

 


냇물에 내려앉아 쉬고 있는 그림자 마저도 너무너무 아름답지 아니한가...
능허교 아래 가운데를 보면 배꼽처럼 툭 튀어나온 용머리 석상이 있는데
그 용머리 입 부분에 엽전이 철사줄에 꿰어져 있다 한다.
그것은 능허교를 놓을 때 시줏돈을 받았는데, 다리를 완공하고 보니
그 엽전이 남아 그 다리 아래에 매달아 둔 것이라 한다.^^


돌다리를 건너 송광사 입구인 우화각과 능허교를 건너 송광사로 들어가려하다가
그 아름다움을 되돌아 나오면서 다시 보기로 하고 건너 오던 돌다리를 도로 건너
송광사 안으로 들어갔다. 졸졸졸 냇물은 징검다리를 빠져나가 계곡이 되고

 

 

절집 마당에는 여름꽃들이 화려하게 피어나 자칫 단조로울수
있는 풍경에 생기를 불어 넣어 주고 있었다.

 

해우소


송광사 해우소는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지금도 사용중이었다.
지기와 나도 들어 가 보았다. 왼쪽 남자, 오른쪽 여자...^^

 

해우소내부


위 내부사진은 지기가 찍은 것이니 남자화장실 내부인데
여자화장실 내부도 위와 똑 같다.^^
2층으로 만들어진 화장실에는 실내화를 신고 들어 가도록 하였고
내부는 재래식 화장실의 편견을 지우는 깔끔함이 있었다.
그러나..그 내음은...약간 있었고 창문을 통해 바깥풍경과
오고가는 사람을 볼 수 있는 것이 살짝 당혹스러움 이었으나
재미있는 경험이기도 하였다.^^


절마당 곳곳에 배롱나무 노목이 여럿 있었는데 아직 꽃이 피지 않았다.
창원은 배롱나무꽃이 피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은근 기대를 하였는데
아무래도 시기적으로 이쪽은 좀 늦게 피어 나는 듯

 

승보전


지금의 대웅보전 이전에 대웅전으로 사용되었던 곳이며
절의 중심전각이기도 하였는데 승보사찰로서의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는 공간으로 그 옆에는 대중들의 공양 밥을 담았던
비사리구시를 두었다.

 

비사리구시


국가제사시에 대중을 위해 밥을 담아 두는 것으로
송광사 비사리구시에는 쌀7가마(4천명분)의 밥이 들어간다고 한다.

 

대웅보전


대웅전은 신라 때부터 있어왔으나 수차례 소실과 중건을 거친 후
현재의 건물은 1988년 규모를 넓혀 신축하였다 한다.
흔히 보던 대웅전 건물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싶었는데
亞자 형태 지붕의독특한 건축형태와 단청으로 
현대전통건축의 수작으로 꼽힌다고 한다. 그런데
송광사의 독특함은 대웅전 뿐만이 아니었음이니...

 


대웅전 돌계단의 조각상도 제각각 바라보는 곳이 다르고
표정도 다른것이 눈이 한 번 더 간다.
 

대웅전 뒷편 진여문
담장과 어우러진 계단이 계절과 참 잘 섞여 아름답기 그지 없다
진여문을 열면 선을 행하는 수선도량으로 사용되는 설법전과 수선사가 있다
외인 출입금지 구역이라 아래서 올려다만 봤다.^^

관음전


정원이 꾸며져 있지 않은 송광사에
유일하게 꾸며진 정원이 있는 전각이 관음전이란다.

 

 


정원에 마당은 잔디를 깔고 돌을 깔아 길을 만들었다.
이런 호사(?)뿐만 아니라 그 내부도 특이했다.

 

관음전 천정내부 

 바깥쪽



관음전 천정의 용문양 조각과 단청이 예사롭지 않았는데
입구문 위 용꼬리는 안 쪽에 용머리는 바깥쪽에 둔 것 또한 처음보는 형태였다.

 


옆문 기둥에는 호롱불을 얹어 놓을 수 있는 받침대까지 있는 것이
역시 보통의 절집에서 보지 못한 세심함을 느낄수 있었다.

 

 

관음전 계단 

돌난간 하나에서도 느껴지는 세심함과 기품 


 

 


관음전 뒤뜰로 돌아  계단을 올라 언덕으로 가면
불일보조국사의 감로탑이 있다.

 

불일보조국사의 감로탑


사리탑의 주인공인 지눌의 역사적 위상이나 고려시대 사리탑이라는
학술적 가치 등으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감로탑에서 바라 본 절터 건물 지붕모습


송광사 절내에는 탑이 없는데 그 이유는
절터 건물들의 모습이 연꽃의 현상으로 연꽃 위에 탑을 세우면
가라 앉기 때문에 그러하단다.

 


송광사에는 국보, 보물, 유무형 지방문화재 등 총6천여점이나 있는
불교문화재의 보고이고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관음전, 응진당,
국사전, 하사당, 약사전, 영산전 등 크고 작은 전각들이 즐비하며

 

 

또한 무려 보조국사를 비롯 16명이나 되는 국사를 배출했다고 한다. 참으로 대단한 절집답게 관리도 잘 되어 있고 보이는 것 하나하나 예사롭지가 않았다. 그 절 마당을 함께 휘휘 둘러보자.

 


조계산 자락에 새둥지처럼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는 송광사
신라말 혜린(慧璘)선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하니 천년 이상의
세월을 안은 절집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세가지 보배 즉 불(佛), 법(法), 승(僧) 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3대 사찰인 석가모니 사리를 모신 불보(佛寶)사찰인 양산 통도사, 
팔만대장경이 봉안된 법보(法寶)사찰인 합천 해인사 
그리고 국사(國師)를 지낸 16명의 고승들을 배출한 승보(僧寶)사찰인 순천 송광사


지붕 너머에까지 가지를 뻗은 배롱나무 노목의 위엄
8월 한여름 송광사의 아름다움이 상상이 되는 풍경이다.

 

배롱나무꽃은 아직 이었지만 먼저 핀 여름의 꽃들

 

 

 

 

어느 절집에서나 쉬이 볼 수 있는 수국의 화사함

 

 

 

전각과도 제법 잘 어울리는 해바라기 큰 얼굴...^^

 

 


 

약사전, 영산전


약사전과 영산전은 송광사 경내에서 가장 규모가 작은 법당으로
여덟 팔자 모양의 팔작지붕을 같이 한 쌍둥이 건물 같다.


영산전과 약사전 옆으로 난 특이한 모양의 문

 


문의 모양새가 특이해서 한 번 들어가서도 찍어 보고....^^


돌다리 건너 옆으로 난 사이문으로 들어와 절집을 둘러보고
종고루가 있는 정문으로 향했다.

우화각


불일계곡에서 흐르는 계곡을 건너 나와
비로소 우화각 입구를 바로 본다. 우화각은
'허허로운 하늘을 오른다는 ' 능허교 위에 지어진 누각이다.

 

우화각 앞에 있는 죽은 나무(왼쪽 앞)와 건물 두채 어느 유명한(?) 스님이 나무지팡이를 꽂았는데 뿌리가 생겨 나무가 되었다는 그 나무이다 죽은 나무가 800년을 이렇게 서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지만 이 죽은나무에 새순이 돋으면 그 유명한 스님이 환생을 한다고 하니 새순이 돋기를 기다려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과연 죽은 나무에 새순이 돋을란지....언제?

세월각과 척추각


송광사로 오르는 길에 마음씻음을 강조하는 곳이 많다
지눌스님의 속세의 더러움을 묻혀서는 안되는 곳으로 송광사를 결사의 근거지를 삼은 이유에서 인가?
척추각과 세월각은 재 지내기 위해 절로 들이려는 죽은 사람의 위패를 잠깐 모시는 곳인데
망자의 영혼에 묻어 있는 속세의 찌꺼기를 씻어내는 장소란다.
밀양표충사에서도 영사각이라고 같은 용도의 것을 본 적이 있지만
표충사의 그것은 관리 상태가 안타까움이었는데 이 곳은 관리가 잘 되어 있었고
척추각은 남자, 세월각은 여자의 위패를 모시는 곳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이 달랐다.

 

사자루


불일계곡을 베고 누웠다는 사자루 혹은 침계루
육중한 나무 기둥이 힘차게 느껴지는 것이 승보사찰
송광사의 굳건한 힘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나저나 이 계곡이 불일계곡이라면....저 위로 올라가면
법정스님 계셨다는 불일암이 있는 것인지....
다음에 가면 올라 가 봐야 겠다.

 


능허교는 홍예(무지개) 다리로
삼청교라고도 불리는데 삼청이란 옥청, 상청, 태청으로 신선이 사는 곳을 뜻한다고 한다
능허교, 삼청교 둘다 불국 이상향으로 가는 다리를 염원한 것이라 그런가
능허교 난간에 앉으니 마음이 다듬어 지고 편안해 지기도 했다.


다리에 앉아 바라 보는 풍경도 평화로움....^^

임경당


거울처럼 맑은 물에 가까이 있는 집이란 뜻의 임경당
건물의 일부가 계곡으로 튀어나와 두 기둥이 계곡물에 드리워져 있다.
명경같은 맑은 물을 바라보는 다소곳한 아가씨 같기도 한 것이
참으로 아름답다.
송광사로 들어가기 위해 건넜던 징검다리를 지나


일주문으로 나왔다.
거꾸로 둘러 본 송광사가 되어 버린...ㅎ
오르는 길이 두갈래 인데 지기와 나는 차로로 오르는 길이 아닌
걷는 길로 올라 내려 올때는 차로로 내려 오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일주문


일주문은 신라말에 처음 세워 고치고 고쳐 1802년 새로 지은 것이 지금에 이른다고 한다
일주문 계단 양쪽에도 작은 석상이 있었는데 그것은 
사자도 아니고 원숭이도 아닌 것으로 이판사판을 뜻한다고 한다.
이판사판??
일주문에 들어선다는 것은 세속의 번뇌와 허트러진 마음을 모아 진리의 세계로
들어선 것이니 행동과 마음가짐을 경건히 해야 한단다.


일주문 앞에는 부도탑들이 서 있었고 차들이 그 앞까지
올라와 주차를 해 있기도 했다.
걸어 올라오면 볼 수 있는 멋진 풍경들이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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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한 소나무숲도 좋고.......
차로 올라 온 사람들은.....뭔 이유가 있겠지요.
저런 멋진 것들을 포기하고 올라와야 했던....^^
하기는 차도로 내려와 보니 인도도 차도도 다 아름다웠다.^^


내려오면서 맘에 속 드는 풍경도 두 개 사고
돌탑에 돌도 하나 올려 놓고 왔다.^^

 


계곡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며 천정을 보니....
세심함이 절 밖의 다리에 까지 있었다.


절을 찾는 손님을 위한 배려가 여기에서도 느껴졌다.


순천 조계산 송광사
역사적 문화적 가치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만큼 관리도 잘 되어
품격이 느껴 지기도 하였고 그와 어우러진
주변 풍경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절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