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 / 밀양 연꽃 단지

#경린 2015. 7. 5. 16:56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蓮)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사랑을 만나러 갈때는 들떠 두근 거리지만 떠나올 적에는 다시만날 기약이 없어 서운하고 아쉽다. 그러나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어있고, 헤어진 사람은 후일에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이시를 읽으면 이별도 담담하게​ 받아 들일 수 있을것 같다. 가슴에서 슬픔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내 소소하게 여길수 있을것 같다. 이별의 기억에서도 한송이 연꽃의 미묘한 향기가 날것같다. 게다가 이생애 다음에 올 내생 (來生)도 대낮처럼 훤히 보일것 같다.

 


​살랑 살랑 불어가는 바람의 보법(步法) 을 보시라. 우리가 하는 사랑의 밀어 (蜜語)도​ 저 바람이 다 실어가리니. ​연꽃은 진흙속에 있지만 항상 깨끗함을 잃지 않는다. 모든 인연이 연꽃을 만나고 가는 바람 같았으면. 모든 인연이 풍경을 뎅그렁 뎅그렁 흔들고 가는 한줄기 바람 같았으면. 문태준 (시인의 평)

 

만나러 가는 들뜬 설레임이 아니라 금방 만나고 간 급 서운하고 섭섭한 맘이 아니라 오래전 만나고 갔던 잔잔하면서도 무덤덤함으로 추억할 수 있는 연꽃의 향기이기를 잠시나마 기댈 수 있었던 바람이기를.......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과 구름이 숨박꼭질을 하면서 살랑살랑 바람을 일으켜 주는 모처럼의 여유로운 주말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연꽃을 만나고 왔습니다. 작년에도 다녀와서 포스팅을 하였던 밀양연꽃단지입니다. 올해는 조금 이른시기에 갔더니 연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연꽃 축제가 열릴 즈음이면 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손톱만한 개구리 요 개구리를 청개구리라고 한다지요? 귀엽게 생겨가지고는 어찌하야 엄마말을 듣지 않는것인지..ㅋ

 

우렁이와 개구리들이 연밭을 보금자리로 바글바글 아직은 어린 모습들이었는데 날이 점점 뜨거워져 오니 금방 자라겠지요?

 

연밭에는 여러 생물들이 꼬물꼬물 꿈을 꾸고 있는 곳이라 연잎도 이렇게 하트모양으로 잎을 여는 모양입니다.^^

 

연꽃 만나러 갔다가 해바라기도 보고 도라지꽃도 보고 연꽃 만나러 온 시원한 바람을 만나 어깨동무하고 쏘다니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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