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 이정하

#경린 2016. 2. 10. 10:48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 이정하 기쁨이라는 것은 언제나 잠시뿐, 돌아서고 나면 험난한 구비가 다시 펼쳐져 있는 이 인생의 길 삶이 막막함으로 다가와 주체할 수 없이 울적할 때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 구석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자신의 존재가 한낱 가랑잎처럼 힘없이 팔랑거릴 때 그러나 그런 때일수록 나는 더욱 소망한다. 그것들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화사한 꽃밭을 일구어 낼 수 있기를. 나중에 알찬 열매만 맺을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 꽃이 아니라고 슬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사람들마다 그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누구에게나 삶이 막막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만한 사회적 지위에 다 가진 듯한 사람이 왜? 라고 하는 사람에게 조차도 그 삶의 막막함은 예외없이 찾아오는 인생의 길에 만나는 손님과도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젊었을 때는 젊음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하였던 것 같다. (요즘의 젊은이들은 자신의 빛남이 얼마나 귀한 보배인지를 모르고 먼데서 헛 것을 찾으러하니 차암 안타까움이지만) 어느 순간 뜻하지 않은 어떤 손님이 찾아 왔던지 간에 손님맞을 사람의 맘가짐과 대처하는 자세에 따라 손님의 태도도 달라지고 어렵고 힘들었던 손님이 지나고 나서 보면 내 처세를 살 찌우는 계기가 되어 주기도 하였다는 것을 새삼 고맙게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 뒤 돌아보면 그 길을 어찌 걸어 왔었던가 싶었던 때도 있었다. 그 험한 손님을 우찌 달래어 보내었던고 싶기도 하다. 그러한 겪음이 이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음이니 요즘에 와서는 오히려 고마움과 감사함으로 되돌아 보게 된다.

 


1월에는 내생일이 있었고 2월에는 아이들의 졸업식들이라 꽃다발이 이어지며 화병을 채우고 있다. 잠깐의 화사함이 안타까워 요래조래 사진을 찍어 보기도 하고 며칠이 더 지나 시들함이 찾아오면 빨래 건조대에 거꾸로 묶어 널어 말려 드라이플라워를 만들고 있다. 아름다운 빛깔이 영원하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그것이 순간이기에 더 아름다운 것일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