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 - 이원수
비 온다 소낙비 좍좍 온다 아무 데나 두들기며 막 쏟아진다
추녀 밑에 들어서서 보고 있으면 꽃나무들 제자리서 비를 맞네 장독도 제자리서 비를 맞네
빗속에 또 비 온다 좔좔 온다 산도 들도 빗속에 매 맞고 있네
추녀 밑에 들어서서 보고 있으면 아버지가 논귀에서 비를 맞네 누렁이도 논길에서 비를 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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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의 기온이 36.7도로 최고치 갱신 조금만 걸어도 등줄기에서 땀이 주루룩 내생애 이리 더운 날은 없었다. ㅠ.ㅠ 햇살 쨍쨍한 길 출근하여 앉기 무섭게 왠지 어두컴컴해진다싶더니 갑자기 천둥번개치고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겁나게 쏘나기 쏟아지는 소리 참으로 아무 데나 막 두들기며 쏟아진다는 그 표현 대로 정신없이 빗속에 비오듯 무섭게 쏟아졌다. "선생님,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학원 못 가겠어요." "쌤 천둥번개 친다고 아빠가 오늘 집에서 쉬래요." 그 와중에도 갑자기 내린 비를 오로시 맞고 뛰어 들어오는 녀석들도 있다. "쌤, 비 엄청 와요" 그래그래 장하다 그 비를 이기고 오다니....^^ 한동안 무섭게 천둥번개까지 동반하고 쏟아 붓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그새 맑간 얼굴하고 쌩긋해진 햇살을 창으로 들여보낸다. 호들갑이 무색하리만치...... 찜통 더위에 살아있는 것들 다 초죽음 될까봐 연일 칼날로 내리 꽂았던 햇살을 잠시 거두었던가 보다. "날씨가 상큼하니 꼭 가을날 같아요. 하늘도 너무 좋고..." 가을 기다리는 맘 데불고 나가 할 일 없이 동네 한바퀴 하고 들어오며 잘 익은 포도 한소쿠리 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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