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세계

파랑을 좋아하시나요? 앵그르, 베르메르, 고흐, 마티스의 파란색

#경린 2017. 1. 27. 03:03


앵그르 ‘브로이 공작부인’



괴테는 그의 ‘색채론(Theory of Colour)’에서 파란색의 성질에 대해

 “우리가 저 멀리 사라져 가는 매력적인 사물을 잡고 싶은 것처럼,

파란색을 보고 있으면 빠져들게 된다. 우리가 파란색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 아니라 파란색이 우리를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라고 했습니다.


공단의 사그락 소리 들릴 것만 같은 시리도록 선명한 파랑의 드레스를 입은

브로이 공작부인의 초상화를 바라 보노라면 괴테의 말처럼

오묘한 파란색의 마법에 끌려 들어가는 듯합니다.


그림 속 주인공인 브로이 공작부인이 서른다섯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죽게 되자

슬픔에 잠긴 남편은 초상화를 커튼 뒤에 숨겨두었다 합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파랑이 주는 색채의 오묘한 상징적 효과를 보는 것 같은

시리도록 서글프고 애달픈 그리움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베르메르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베르메르 '우유를 따르는 여인'



중세시대에는 파란색이 성스러움과 권위라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었으며 또한 파란색을 만드는 데 쓰였던 물감 중 하나인

울트라 마린은 예나 지금이나 상당히 비싼 안료입니다.
안료의 원재료가 아프가니스탄의 동북부 산맥에서 나오는 청금석이라는 준보석으로
천연 울트라마린은 kg당 가격이 1,500만원에 달한다합니다.

수백년 전의 작품에 쓰인 울트라마린은 오늘날에도 아름다운 파랑색을 유지하고 있으니

준보석의 비싼 값어치 값을 하는 듯합니다. 


르네상스나 바로크 시대에도 많은 화가들의 주머니를 털어 알거지를 만든

장본인이 바로 요 울트라마린이라는 물감이라고 합니다.

오늘날에는 주로 합성 울트라마린을 사용하니 천만다행입니다.^^


화가 베르메르는 울트라마린을 광적으로 좋아한 화가 중 한명으로

다양한 색감보다는 노란색과 파란색의 조화를 좋아했습니다.

주로 몇가지 안되는 색의 물감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궁색한 주머니 사정이 화가의 독특한 성향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유 따르는 여인'에서  따스한 햇살을 받은 베르메르의 울트라마린 파란색은

고급스럽거나 성스러운 느낌보다는 소박하면서도 정적이고 잔잔한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빈센트 반 고흐 '아를르의 포룸 광장의 카페 테라스'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에'



파란색을 보면 시리고 차가운 느낌부터 아름답고 성스러운 느낌까지

심지어 정열적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으니 그 느끼는 바가 각기 다양합니다.


고흐가 '아를르의 포룸 광장의 카페 테라스'에서 밤 하늘을 표현했던 색은

코발트 블루입니다. 어둡고 컴컴한 밤 하늘이 아닌 별과 노란색

가스등이 빚어내는 화려한 밤 하늘은 화려하고 아름다우면서도 고독합니다.

화려함과 고독은 반대의 느낌 같은데 그것이 어우러지듯 함께 느껴지는 것이

화려한 무대의 슬픈 무희를 보는 듯도 합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도 역시 고독이 느껴지는 파랑입니다.




마티스 '푸른 누드'


마티스 ' 플로네시아 바다'



내장장애, 암, 관절염 등 병마로 손가락을 쓸수도 없고 약시로 인해

더 이상 유화작업이 불가능 해졌지만 좌절하지 않고 노장화가가

새롭게 선택한 방법 '색종이 작업'


마티스가 암수술을 받고 77세에 그린 '플로네시아 바다'는 유화로 바탕을

칠한 후 하얀 도화지를 쓱쓱 잘라 붙였는데, 이 간결한 그림에는

단순함이 주는 즐거움, 상상할 수 있는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또한 마티스의 파랑에서는 열정이 느껴집니다.

마티스는 왜 육체를 파란색으로 표현했을까요?

파란색이 빨간색의 빛파장보다 짧아 더욱 뜨거운 온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시기에 그려졌다는 것을 생각 해 보면

마티스는 더욱 뜨겁고 정열적인 누드를 그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병들고 시들어가는 노장화가의 빛과 같은 열정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파랑, 청색, 푸른색, 하늘색, 쪽빛......파란색을 지칭하는 말은 아주 다양합니다.

각각의 색이 주는 느낌이 다르듯 화가들이 사용한 파랑에서도

다양한 다른 느낌의 파랑을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파랑을 좋아하시나요?

어떤 파랑을 좋아하시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