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경린 2017. 4. 22. 16:25



지난 4월초 작년의 기억을 더듬어 청도 운문사 돌담장 가로수의 벚꽃도

사리암 가는 길 진달래 꽃길의 연분홍 창꽃도

이 즈음이면 흐드러지게 피었지 않았을까 기대하며 운문사를 갔었더랬다.



봄바람이 좋아 솔바람길 따라 걷고 싶어 초입에 차를 주차하고

세월아 네월아 봄햇살과 노닥거리며 오르는 길의 풍경들이

아직은 봄보다 겨울에 가깝게 느껴지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돌담장 너머로 나온 벚나무가지의 꽃망울들은

터질 생각도 않고 새까만 작은 동그라미로 올망졸망인 것이

"저희는 아직 묵언수행중입니다."하는 듯했다.



작년 흐드러진 벚꽃과 만개한 진달래꽃길이 너무 이쁘고

눈에 아련거려서리 일부러 작년과 같은 시기를 택해 왔건만

하이고야......운문사의 봄은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아쉽기는 하였지만 봄을 맞이하고 있는 솔바람길의 운치와 향기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은 아주 좋았다.



지난겨울이 그닥 춥지가 않았던지라 혹여 작년보다

꽃이 더 빨리 피지나 않았을까 조바심을 내었는데

자연은 우리의 얕은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그들만의

법칙과 순리를 따르는 듯하다.




자라고 영그는 데는 다 때가 있다.

세상 만물이 자라고 영그는 데는 다 때가 있다.

공부 못하는 아이들더러 아무리 공부해라
뭐해라하고 부모가 야단을 친들,

때가 아니되면 아무 소용이 없어,
아이가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서 언젠가 자신의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힘을 기다려 인내하고 있어야지


황대권의 <야생초 편지> 중에서




조카가 고1이 되면서 막내동생과의 통화시간이 많이 길어졌다.

고등학생을 둔 부모의 맘이라는 것이 조바심 그 자체인지라...^^


4월 마지막주는 대한민국 전국 중고등학생들의 중간고사 기간이다.

고1들에게는 고등학교 들어가 처음 치루는 시험이기도 하고

수시전형이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수능시험의

첫관문을 들어서는 시험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라 관심들이 높다.



부모입장에서 볼 때 이처럼 중요한 시험이 없을 듯한데

울조카가 밤12시 반을 못 넘기고 잠을 자 버려서 울동생은 속이 탄단다.


작은언니는 평소에도 잠자기 전에 그날 배운거 복습을 하고 자야한다하는데

그것은 고사하고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저러하니 이 일을 우찌해야할까?

큰언니야, 태야랑 지야도 그랬나?

저래가지고는 지방국립대도 못가게 생겼는데 우짜노?

내가 속이 타서 도대체가 살 수가 없네?



울집 아들녀석은 학년이 올라갈 수록 기대만큼 못해

우찌 저럴까 싶었지만 크게 닥달한 적은 없다.

그래도 나름은 알아서 하는 편이었는데

에고머니나 작은 것은 저그 오빠보다도 더하여

우찌 저그 오빠보다도 못할까? 그럴수도 있구나 한편 놀랍기도 하였지

그 또한 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나는 일찌감치 맘 정리를 하였더랬다.

그것이 서로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사는 길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울집 작은애는 오죽하면 지네 오빠가

"어찌 시험기간인데도 밤12시 땡하면 잠을 잘 수가 있는지 정말 대단하다"며

저걸 우째야하냐고 탄식을 할 정도였다.^^



시험기간인데도 그러하니 평소야 두 말하면 잔소리아니었겠는가.

하지만 요즘의 고등학생들

학교 수업마치고 자율학습을 하고 나면 고1~2는 밤 9시이고 고3은 10시가 넘는다.

그 다음 학원이나 아니면 독서실 가서 공부를 하고 집으로 온다. 그 시간이 빠르면 밤11시30분이다. 

이렇게 녹초가 되어 돌아온 아이에게 또 공부를 하라는 것은 고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본인의 의지로 스스로 하겠다하면 그건 말릴 수 없지만...사실 나는 그것도 말리고 싶다.

그러니 나 같은 경우는 아이들이 고등학생이었을 때

 집으로 오면 무조건 깨끗히 씻고 푸욱 자라였다.


그래도 큰아이는 대학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어 저 할 몫 잘 하고 있고

작은애는 원하는 대학 원하는 과에 가서 즐겁게 대학생활하고 있다.

물론 그 원하는 대학이 차암 천차만별이지만 대학의 서열이 인생의

서열이 될 수 없음으로 저하고 싶은 공부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제일로 장땡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다 때가 있는 것이다.

조급하게 군다고 꽃들이 서둘러 피어주지 않듯이

아이들도 그렇다.

늦는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도 없고 안 한다고 해서

뒤쳐지지 않을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부모는 옆에서 도와주는 조력자가 되어야지 억지로 이끌고 가려 해서는 안된다.


때가 되면, 기다려 주면 피어나고 영글어 가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분통 터져하는 동생에게 울아이들과 나의 경우만 언급 해 주었다.

자식 농사는 정답이 없는 만큼

너도 이리해라 저리해라 할 일 또한 아니기 때문이다.

혼자서 씩씩대며 1시간 넘게 폭발하듯하는 수다를 들어 주었다.

그것만으로도 이제 좀 살 것 같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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