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세계

간송 조선회화 명품전 - 대구미술관

#경린 2018. 8. 30. 07:30

이웃님 블에서 간송미술관이 대구로 외출 전시를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 봐야겠다 맘을 먹고 있었는데 그것이 차암 쉽지가 않음이었습니다.

다녀오니

 머시 그리 바쁘고 중헌디?..원.......이 절로 나옴이었고

귀한 전시를 열어 준 간송미술관에도 대구미술관에도 고마움이었습니다.



가는 날은 차를 두고 시외버스를 타고 가 대구에서 친구와 랑데뷰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아침일찍 터미널로 나갔는데 표가 매진...어....그런데 그 다음 차편도 매진...어라

세상에나 두 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나...오마나 우찌 이런 일이....

당황 해 하는 동안 임시차편이 마련 되어 정류장에서 1시간 기다려 차를 탈 수 있었습니다.

대구가는 길이 이리도 멀었었나?

대구에 뭔 행사가 있나?

뭔 일이래?

이럴 줄 알았으면 운전하기 싫더라도 그냥 차를 끌고 나올 걸....^^

운전 해 갔으면 이 아까운 시간을 그냥 버리지는 않았을 것인데....



보화각(간송미술관) 설립 80주년 기념

<조선 회화 명품전> 대구 전시에 즈음하여....


금년은 선고 간송께서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전통이 왜곡되고

멸실될 위기에 직면하자 이를 지켜내기 위해 1938년 서울 성북동 산자락에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 박물관인 보화각(현재 간송미술관의 전신)을 설립하신지 8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는 우리 미술품의 수집을 통해 우리 문화재의 해외 유출을 막는 동시에 우리 미술품의

본격적인 연구를 통해 민족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인정받는 길만이 우리 것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란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올해 설립 8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 '간송미술문화재단'에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평생에

공들여 모으신 수많은 문화재 중에서 특별히 집중적으로 심혈을 기울여 수집하셨던

조선시대의 회화 작품들 중에서도 각별히 아끼셨던 명품들을 가려 뽑아 이번에

'예술을 사랑하는 도시인 대구에서 <간송컬렉션>으로서는 첫 번째

지방전시회를 개최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전시 내용에 있어서도 조선조 초기의 안견과 강희안에서부터 시작하여 널리 알려진

후기의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을 거쳐 말기의 오원 장승업과 근대의 소림 조석진,

심전 안중식에 이르기까지 전시대를 아우르는 거장들의 작품들을 총망라하고 있어

그때그때의 시대 정신과 기법의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흥미로운 시간여행을

해볼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이 되시리라 믿는다.


끝으로 이번 전시회가 있기까지 여러 가지 도움을 주신 문화재청과 대구시 관계자 여러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재단법인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 전 영 우


조선 회화 명품전 도록에서 옮겨


간송 전형필 선생님이 전재산과 열정을 바쳐 수집하고 지켜오신 조선 명화들

그동안 교과서에서만 봐 왔던 그 명품들과의 만남은 기대 그 이상이었습니다.


주말이라 관람 오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미술관과 예식장이 함께하는 곳이라 더욱 그러한 듯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관람이나 제대로 할까 우려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관람을 다 마치고 나오면서는 그 감동이

그러한 우려를 잠식 시킬 정도라 사람들이 많이 찾아 주심이 고마움이었습니다.


그 감동이 그대로 전달이 되지 않을 것이고

부족하지만 다녀온 그 걸음을 잠깐 옮겨 보려합니다.




신사임당 - 포도 /

훤원석죽(원추리와 패랭이꽃), 귀비호접(양귀비와 호랑나비)


신사임당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여류 문인으로 시서화에 모두 뛰어났던 인물이다.

그중에서도 그림은 산수, 묵죽, 매화, 포도, 영모 등 다 방면에 걸쳐 빼어난 솜씨를

갖추었던 것으로 전해지며, 특히 초충그림은 현존하는 조선중기 초충도의 상당수가

그의 그림으로 전칭될 만큼 화명이 높다.

<훤원석죽>과 <귀비호접>은 신사임당의 8폭 초충도 중 두 폭이다.

원추리꽃, 패랭이꽃, 개미취꽃, 양귀비꽃과 같은 두세 가지의 식물을 화면 중앙에 배치하고,

그 주변에 나비, 도마뱀, 귀뚜라미 등을 첨가하여 내용과 구도에서 조화를 꾀하고 잇다.

담박하고 안정된 구도와 섬세하고 온화한 표현, 소박하고 정갈한 설채에서 조선 사대부가 부녀의

성정과 미감이 고스란히 배어난다. 다만 나열적인 배치와 깊이감과 사생감의 결여로 인해

마치 자수나 판화와 같이 평면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 아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율곡 이이는 어머니 사임당 신시가 48세로 돌아가자 16세의 어린 나이에 행장을 짓는 다.


자당께서는 늘 묵적이 남다르셨다. 7세 때부터 안견이 그린 것을 모방하여 드디어 산수도를 그리셨는데

지극히 신묘했고, 또 포도를 그리셨다. 모두 세상이 흉내낼 수 없는 것으로

그리신 병풍과 족자가 세상에 널리 전해진다.


이로보면 사임당이 포도를 잘 그렸던 것을 알 수 있는데, 지금 세상에 전해지는 것은 지극히 드물다.

<포도>는 큰 그림에서 잘라낸 일부라고 생각되는데 본래는 족자나 병풍 그림이었을 것이다.


조선회화 명품전 도록에서 옮겨온 글


신사임당의 다른 그림들도 더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인데 그 수가 좀 적어 아쉬웠습니다.



西瓜偸鼠(서과투서)-정선 . 수박과 도둑쥐


잘 익은 수박을 들쥐 한 쌍이 훔쳐 먹는 장면의 묘사

외모가 가증스러워 쥐를 회화의 소재로 다룬 예는 그리 흔치 않다.

그러나 겸재는 수박을 훔치는 이 도둑쥐들의 가증스런 도둑질을 쥐도 모르게 관찰하고

그 현장을 실감나게 묘사해 고발하고 있다.

정신없이 파 먹는 쥐와 들킬까봐 머리를 쳐 들고 밖을 망봐주는 쥐의 순간동작이 생생하게 묘사

수박 속에는 여러 날 들락거린듯 쥐가 파놓은 자리가 연분홍빛으로 곯아 있고,

긁어 내어 먹고 있는 조각들은 주홍빛으로 잘 익어 있다. 수박을 화면의 중앙에 크게 배치했는데,

그 위로 수박 덩굴이 휘어져 올라갔으며, 오른쪽 곁에는 바랭이풀 한 줄기가 단풍이 들어 붉은 빛을 띠고 있다.


조선 회화 명품전 도록에서 옮겨


그 순간의 상황을 실감케하는 쥐들의 묘사가 대박!


秋日閑描(추일한묘)-정선.가을날 한가로운 고양이


추일한묘는 겸재 그림으로는 희귀한 화훼 초충 영모화 중의 한 폭이다.

가을 볕이 따사로운 어느 날, 한 그루 연보라빛 겹국화가 화사하게 피어 있는 뜨락에 금빛 눈의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멋모르고 날아 내려앉은 방아깨비의 동작에 주의를 집중하고 있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가을 방아깨비답게 진보랏빛 배통이 날개 아래로 보이고, 고양이를 의식한 듯 더듬이를 날카롭게 세우면서

언제라도 다시 날아갈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갖춘 순간동작이 정확하게 포착되어 있다.

금빛 눈에 초점을 좁게 모으고 가당찮은 미물의 당돌한 내침에 장난기를 발동하려는 듯

호기심 어린 눈매로 예의 주시하고 있는 하얀 배털을 가진 귀티 나는 고양이의 동작도 여지 없이

간파되고 있다. 겸재의 세심한 관찰력과 실사 능력을 유감없이 드러낸 작품이라 하겠다.


조선 회화 명품전 도록에서 옮겨


주시하는 고양이의 눈빛, 귀품과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고양이에게 압도 되었습니다.


紅蓼秋蟬(홍료추선)-정선 . 여뀌와 매미


여뀌꽃 한 포기와 무성하게 자라나서 마치 벼이삭 같이 생긴 붉은 꽃타래를

목이 휘도록 줄기 줄기 매달고 있는 위에, 가을 매미 한 마리가 깃든 문기(문사의 기풍)있는 초충도이다.

여뀌는 물가에 풀밭을 이루는 흔한 잡초로되, 폭염이 물러가고 산들바람이 일기 시작하면

야하지 않은 꽃자주빛으로 호수가나 강둑을 붉게 물들여서, 하나의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 내는 풀꽃이다.

그래서 옛 문인묵객들은 이의 격조를 인정하여 시화의 소재로 많이 다루어 왔다.

겸재도 청아한 소리와 품위 있는 몸매, 그리고 깨끗한 생활태도로 말미암아

 역시 시화의 소재가 되어 온 매미를 서양화 기법에 가까울 만큼 음영을 붙여 자세하게 묘사해 놓고 있다.

그래서 여뀌와 매미, 바랭이풀과 땅 위를 기는 두 마리의 개미 등 평범한 소재들이 이루는 이 그림에서는

마치 서양화법에 능한 능력있는 생물학자의 손으로 이루어진 잘된 생물도감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조선 회화 명품전 도록에서 옮겨



한여름 들녘에서 흔히 볼 수 있어 지나치듯 무심히 보았던 여뀌꽃

옛 문인묵객들의 사랑을 받았다하니 또 달리 보여집니다.

다음 들녘에서 너 만나게 되면 따로이 인사를 하리...^^



瓜田田鷄(과전전계)-정선 . 외밭의 참개구리


패랭이꽃이 섞여 피고 참개구리와 나비가 있는 한여름 외밭 풍경이다.

외덩굴이 지주대도 없이 위로 솟아 오르면서 휘어져 오른 것은 외덩굴에

회화성을 부여하려는 겸재의 의도적 구도감각의 소산일 터인데,

덩굴손이 제 덩굴을 감아 오르거나 허공을 감고 있어 마치 외덩굴이 제 힘으로 솟아오른 듯한 느낌이다.

우변 중심부에 넓은 외잎과 큰 외 및 참개구리를 집중배치하여 화면의 중추를 이룬 다음 외덩굴을 활처럼

 휘어올려 화면의 중심부를 꺾고 지나게 함으로써 외덩굴로 화면이 가득 차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하였다.

그리고 외덩굴의 아래위로는 진홍색 패랭이꽃 한 포기가 그려져서 초록일색의 외덩굴이 보인

색채의 단조로움을 깨뜨리는데 이것이 샛노란 외꽃과 남빛 나비 그리고 밭두둑에 돋아난 차조기의

붉은 빛깔과 서로 어우러져 대칭. 대조.대비 등 신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다양한 색감을 자아내게 한다.

몇 가지 안되는 요소들로 이렇게 다채롭게 화면을 꾸밀 수있다는 것이 곧 겸재의 탁월한 기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회화 명품전 도록에서 옮겨온 글



겸재 정선하면 주로 산수화에 익숙하였는데 주위에서 쉽게 접하는 평범한 소재에 눈길을 끌었습니다.

디테일하고 섬세하면서도 어찌보면 여성적인 꼼꼼함이 보이기도 하였지만 그것과는 다른

호방함과 세심한 관찰력으로 그 특징을 놓치지 않고 표현 해 놓은 것이 탄복스러웠습니다.

실재로 보면 그 생동감 넘침에 아니 반할 수가 없습니다.^^


풍악내산총람-정선

풍악내산을 총괄해 살펴보다


100.8X73.8의 꽤 큰 그림으로 한동안 아니 머물수 없었습니다.


화제가 가리키듯이 가을의 내금강 전경을 한 화폭에 압축해 넣은 그림이다.

망원경이 아직 일반에 보급되지 않고 비행기도 없던 시대에 어떻게 이렇게 수백수천의 봉우리들로

이루어진 내금강의 전모를 세세히 파악하여 한 화폭 안에 담을 수 있었던지 겸재의 작화요령에 감탄을 금할 길이 없다.

그에게는 금강산 일만이천봉이 가슴 속에 가득 차 있어서 마치 자신의 손바닥을 들여다보듯 그것을 환히 알 수 있었던 모양이다.


조선회화 명품전 도록에서 옮겨온 글




어약영일-심사정

물고기가 뛰어 해를 맞이하다



수면 위를 뛰어 오르는 잉어의 모습은 등용문의 고사와 관련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고사는 황하의 지류 중에 3단 폭포가 있는 곳을 용문이라하고 이곳을 뛰어 오른 잉어는

용이 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내용이다. 과거에 급제하거나 승차하기를 바라는 축원을 담아내기

적합한 소재였으니, 이를 소재로 한 그림들이 빈번하게 그려졌다.


바닷가 일출의 장관으로 묘사한 것은 심사정의 탁월한 착상에서 나왔다.

그런데 잉어가 민물고기라는 점에 생각이 미치면 이 구성은 아무래도 불합리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엎을 듯한 격랑과 기세 충만한 붉은 해는 약동하는

잉어와 호응하며 기막히게 잘 어울리고 있다.


수염 하나 비늘하나까지 세밀하게 그려낸 사실적인 잉어, 길고 짧은 필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역동성을 잘 살려낸 파도, 적재적소에 베풀어진 능숙한 선염에서 심사정의 원숙한

기량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다. 또한 화면 하단부터 점차 폭을 줄여 가면서 상중하 3단으로

화면을 분할하였는데, 용문의 잉어가 뛰어 넘어야 할 3단계의 폭포를 암시하는 동시에

드넓은 수면과 반복적인 형태의 파도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단조로움을

보완하는 이중의 효과를 내고 있다. 이 역시 탁월한 감각이다.


조선회화 명품전 도록에서 옮겨온 글


일출의 바다에 잉어라...의아하였는데 도록의 설명을 읽으니 그 기발한 착상이 높이 보입니다.


자웅장추 - 암수탉이 병아리를 거느리다


어미 닭이 무슨 벌레 한 마리를 잡아 부리에 물고 꾹꾹 거리며 새끼들을 불러 모으는 모양이다.

새끼들이 어미 곁으로 모여들자 공연히 따라 나온 수탉이 덩달아 허세로 풀밭을 헤집고

쪼아 대며 더 큰 소리로 꾹꾹 대어 가장의 위세를 과시하려든다.

병아리 한 마리가 그에 속아 돌아서지만 곧 허세인 줄 알고 말똥이 바라보고만 있다.

수탉은 남빛으로 햇빛에 반사될 만큼 짙은 검은 색에 두 가닥 꼬리가 길게 나 있는

조선 고유종인데 맨드라미 꽃송이처럼 탐스러운 주먹 벼슬을 자랑한다.

허세를 부리노라 목털을 부풀리고 날개깃을 벌리니 더욱 위풍이 당당하다.

변상벽은 닭과 고양이 그리고 사람의 초상을 그리는데 그를 따를

사람이 없었다는 진경시대 대표적 초상화가이다.


후배 화가 마군후는 또 다음과 같은 제사를 달필로 왼쪽 상부에 가득 채워 놓았다.


흰털 검은 뼈로 홀로 무리 중에 우뚝하니, 기질은 비록 다르다 하나

5덕이 남아 있다. 의가에서 방법을 듣고 신묘한 약을 다려야겠는데,

아마 인삼과 백출과 함께 해야 기이한 공훈을 세우겠지.


이 한가로운 닭의 일가족을 보고 삼계탕을 생가하며 침 흘리는 글을

보탰으니 장난이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


조선회화 명품전 도록에서 옮겨온 글



화창한 봄날 풀밭을 노니는 닭의 일가족을 그린 그림이라고 하였는데

매섭게 생긴 수탉의 뒤를 바짝 따르며 사랑스럽고 정다운 눈빛을 보내는 흰암닭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가족관계가 어찌 되는 것인지?


선배의 그림에 저런 농을 넣는 후배도 그 농을 받아 주는 선배도 그들의 우정이 부럽습니다.^^


모구양자-김홍도.어미개가 새끼를 기르다


품위 있는 어미개 한 마리가 느긋하게 풀밭에 배 깔고 앉아서 재롱떠는 강아지

두 마리를 자애로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흐뭇한 표정이 얼굴 뿐 아니라 전신에 넘쳐 나는데 철 없는 강아지들은

장난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듯 하다.

귀티가 철철 넘치는 것이 궁중이나 풍류를 아는 상류가문에서 길러지던 상품의 개였던

 모양이다. 새끼 강아지들도 품위가 넘쳐나는데 토실토실 살이 올라 건강해 보인다.

그러나 털빛은 어미와 딴판으로 하나는 흰색이고 하나는 바둑무늬다.

실제 이런 빛이었는지 단원이 화면 구성의 필요에 따라 이런 변화를 주었는지

알 수 없으나 어미의 존재를 부각시키기에는 더없이 좋은 색조이다.


조선회화 명품전 도록에서 옮겨온 글


아유 귀여워라 소리가 절로 나왔던 그림입니다.

선글라스를 낀 듯한  강아지의 모양새는 요즘의 강아지라 해도

믿을 듯한 귀티나는 강아지였습니다.

하기는 사람도 그 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름이 없음을 생각해 보면...ㅎㅎ


황묘농접-김홍도.노란고양이가 나비를 놀리다


패랭이꽃이 피어난 것을 보면 초여름이 분명한데 검푸른 긴 꼬리 제비나비 한 마리가

을 찾아 날아들자 이를 발견한 노란 고양이가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다.

호기심이 발동하여 놀리고 싶은 심정인 듯 눈동자가 온통 나비에게 쏠려간다.

여차하면 웅켜보려는 자세이나 나르는 나비가 먼저 이를 감지한 듯 적당한

거리를 두고 오히려 고양이를 약 올리는 것 같다.

단원의 관찰력이 아니라면 이런 순간적인 평화와 고요를 화폭에 올릴 수 있겠는가


조선회화 명품전 도록에서 옮겨온 글


나비를 쫓고 있는 고양이의 눈과 귀여운 몸짓에서 절로 미소가 지어진 그림이었습니다.



하화청정-김홍도 . 연꽃과 고추잠자리


홍련 한 송이가 활짝 피어났는데 그 위에서 붉고 푸른 한 쌍의 고추잠자리가

 짝짓기를 시도하며 공중잽이 하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단원도 마치 초상화나 풍속화를 그리듯 섬세한 필치로 사생하였으니

과연 한 여름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불바람이 잠시 시원하게  지나가는

연못의 한순간 풍경을 포착한 사진이라 할 만한 그림이다.

연꽃잎에서 붉은 세선으로 직선과 물결선을 교대로 반복하여 무늬를 넣음으로써 사실성과 입체성을

강조하였고, 연잎에서는 시들어 말라가는 패하의 모습을 갈색으로 몰골 처리하였다.


조선회화 명품전 도록에서 옮겨온 글


화가들의 예리한 관찰력은 대단한 듯합니다. 순간의 표착력 또한 그러하구요.

단원 김홍도의 그림은 이 외에도 여러점이 더 있었고 과연 김홍도라 고개가 절로 끄덕여짐이었습니다.


신윤복-미인도


조선시대 여인 초상화의 으뜸이라 할 수 있는 <미인도>

혜원은 단원보다도 더 세련된 도시감각을 타고나서 인체 묘사에 있어서

거의 명주실이나 모시 및 삼실과 같이 가늘되 철사와 같이 탄력 있는 세금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풍만 한 여체의 요염한 자태나 풍류자제들의 맵씨 있고 단아한 면모를 남김없이 표현해 내었다.

당시 사회제도상 여염집 규수는 외간 남자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으니 이 초상화의

주인공은 필시 풍류세계에 몸담고 있었던 기생이었을 것이다.

가체를 사용한 듯 탐스런 얹은머리에 젖가슴이 드러날 만큼 기장이 극도로 짧아지고

소매 통이 팔뚝에 붙을 만큼 좁아진 저고리를 입고 속에 무지개 치마를 받쳐 입어

열두폭 큰 치마가 풍만하게 부풀어 오른 차림새이다.

이것만으로도 여체의 관능미를 유감없이 드러내는 자태인데, 쪽빛 큰 치마 밑으로 살짝 드러낸 외씨같이

하이얀 버선발과 왼쪽 겨드랑이 근처에서 흘러내린 두가닥 주홍색 허리띠끈은 일부러 고를

매지 않고 풀어헤친 진자주 옷고름과 함께 대장부를 뇌쇄 시키기에 충분한 표현이다.


조선회화 명품전 도록에서 옮겨온 글


참으로 자주 보아 왔던 그림입니다.

이 여인을 만나러 대구미술관까지 간 걸음이었는데 덤으로

더한 그림들을 많이 만나 행복하였습니다.



전시관 홀에 3D감상실이 마련되어 있어

신윤복과 김홍도의 그림들을 만화 영화 보듯이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걸작들을 한꺼번에 보게되어 그 감격이 대단하였습니다.

보물로 지정 된 작품들까지...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지요

진품을 본다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감동적이고 멋진 작품들이 이 외에 더 많았고 자꾸 발길을 잡아

돌아 나옴이 아쉬움이었지만 허리가 넘 아파서 아니 나올수가 없었습니다.^^

그 아쉬움을 달래며 도록을 사 오긴하였지요. 하지만

백번 사진으로 본 들 한 번 진품을 보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가까이 계시는 분들 시간이 되시면 꼭 들러 보시라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