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주저림

아파트 정원의 신록

#경린 2019. 5. 12. 15:20






4월달부터 엘리베이터에 어린이날 행사를 알리는 홍보물이 붙착되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팝콘, 솜사탕, 사탕, 과자, 보물찾기, 과학체험교실, 바디페인팅, 다양한 만들기

어른들을 위한 동동주에 파전, 도토리묵, 두부 생절이, 촌국수, 족구시합

전체 주민을 위한 벼룩시장 플리마켓 등등

준비하시는 분들의 노고가 상당하였음을 짐작케하는 규모의 행사였습니다.


행사는 여러 가구들이 모여 있기도 하고 아이들이 사는 세대가 많은 입구동쪽에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 쪽으로는 공원처럼 정원도 아주 멋지게 잘 꾸며진 공간이 있어 아이들이 보물찾기를 하기에 안성 맞춤이니 곳입니다.


아버지들 족구대회는 윗동쪽에 준비되어 있는 족구장에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행사가 진행되는 근처는 완전 축제 분위기로 꽃이 사람인지 사람이 꽃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울 집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들


상가 가까운 입구동쪽은 번잡스러운 듯하고 세대수도 넘 많아

저는 아파트분양을 받을 때 안쪽으로 자리잡은 조용한 동을 선택했습니다.

확실히 조용하고 쾌적합니다.^^

정원도 산책을 하거나 사색하기 좋은 분위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세대들은 상가가 가까운 입구동쪽을 선호한다고 하네욤.

벌써부터 저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서 밀려난 듯합니다.^^


봄을 알리는 꽃들이 지면서 한낮은 25도를 웃돌며 살짝 더워짐을 알리는 철쭉이

아파트 정원 풍경의 절정을 알리더니 지금은 초록이 점점 더 짙어져 가고 있습니다.

그 초록이 보여주는 다양한 색감은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하며 눈부시도록 반짝입니다.





아파트 여기저기 분수대가 많이 있는 편인데 어린이날 행사를 맞아

행사 팡파레처럼 일제히 시원하게 물을 뿜어 올리고 있었습니다.

 생기넘치며 싱그러움을 더해 주는 듯했습니다.





중국풍의 석가산에서부터 흘러 내리는 인공계곡물도 졸 졸 졸

인공이라도 참 정겨운 풍경이었고 돌을 들추기면 가재라도 나올 듯하였습니다.

이 물이 보이는 연못에 잉어며 금붕어를 가져다 풀어 놓은 것을 보면 가재도 가져다 놓았을 까요?

아이들 자연생태체험을 위해 그랬을란지도......ㅎㅎ


원래 저희 아파트는 산을 깎아 내고 만들었습니다.

자연을 파괴하여 집을 짓고 다시 자연을 인공으로 설치하고, 계절마다 바톤 이어 받아 꽃 필 온갖 나무를 심고

......사람들은 이리 살고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양쪽으로 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작은 계곡물도 있습니다.

 그 모양새가 하나는 건설사에서 옹벽을 쌓아 정리를 좀 하였고 한쪽은 거의 방치 수준입니다.

아파트 내부에 중국풍 석가산을 만들고 - 이 석가산이 저는 차암 맘에 안 드는데 유행이라나 뭐라나요??-

 인공계곡을 만들어 물을 돌리고 돌리고......

차라리 아파트 주위 자연 그대로의 계곡을 잘 정비를 하여 이용을 하였더라면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울타리 밖의 자연은 무섭고 위험해졌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들만의 안전한 울타리 안에 필요한 자연을 만들어 보기 좋게 잘 가꾸기만 하는 듯 합니다.

주차장을 지하로 넣었고 대부분의 가구들은 어른의 수만큼 차를 가지고 있으며 차로 움직입니다.

꽃이 피는지 지는지, 초록이 하루하루 어떻게 짙어 지는지, 새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즈음 아파트 주위에 하얗게 피어 향기로 존재를 알리고 있는 초록이가 아카시아라는 것도 모릅니다.

즐기지는 않더라도 안전하게 잘 관리된 그 울타리 안에 사는 자체가 자부심 가득한 뿌듯함 인듯합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파전 부치고 국수 마는 아낙들의 분주한 손길, 구슬 땀방울로 하나 되는 아빠들의 함성소리

아파트의 사각틀에서 저마다의 생활로 바쁘다가 어린이날을 맞아 온 주민이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하는 행사는 짙어져 가는 신록만큼이나 생기롭고 빛이 났습니다.

신록도 꽃들도 사람꽃과 어우러져서 더 행복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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