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이야기

어버이날 선물

#경린 2019. 5. 12. 17:59



요즘 아파트는 언제부턴가 확장형이 기본이 되어 거실 베란다가 사라져 버렸다.

큰방 베란다는 빨래 건조대가 다 차지 해 버리고

주방 베란다는 세탁기와 보조싱크대, 그리고 에어컨 외기로 꽉이다.

 꽃을 키울만한 공간이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어 버렸다. 아니 아예 사라져 버렸다고 하는 게 맞을 듯하다. 

햇살 잘 드는 베란다가 없다보니 실내에 최적화 된 화초로 거실 창 쪽에 몇 개 키우는 게 고작이다.


미세먼지도 그렇고 베란다도 좁고 이참저참 빨래건조기를 들였다.

빨래건조기가 신통방통하여 빨래를 잘 건조시켜 주고 먼지도 잘 털어 주니

빨래건조대가 필요 없게 되었다. 건조대를 치워 버리니 큰방 베란다 공간이 생겨났다.



아싸! 가오리~

벽돌과 야무진 나무판을 구해 선반을 만들고 키우고 싶었던 화분도 몇 개 들였다.

정남향 아파트라 요즘은 햇살이 그렇게 길게 들어 오지 않지만 밝고 환하기는 하다.



그런데 이층 선반은 윗층의 그늘 때문에 아래층 꽃들에 그늘이 지는 듯했다.

그나마도 햇살이 부족한데 이래가지고는 안되겠다 싶어

선반을 나란히 붙여 하나의 층으로 만들어 주었다.

훨씬 안정적이고 햇살도 더 골고루 받는 듯 하여 뿌듯...^^

선반 아래에는 화초 키우는데 필요한 이런저런 잡동사니를 넣어 둘 수 있어 또 금상첨화...ㅎㅎ


꽃은 키우고 싶은데 공간이 없어 고민이신 아파트 분들은 요런 방법을 생각 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하다.



큰방 창가 쪽에 실내자전거가 있어 그걸 타면서 바라다 보는 베란다 풍경이 요렇게 이뻐졌다.

꽃들 바라보며 마주 얘기하면서 자전거 타니 완전 좋다.^^

요즘은 수국이 과연 제대로 꽃을 잘 피울 수 있을 지가 제일로 큰 관심사이기도 하다.







햇살도 제대로 못 씌워주면서 욕심으로 들였던 발레리나 앵초도, 장미앵초도, 야생앵초도

화사한 꽃을 보여 주었고 이제는 꽃이 다 졌다.

야생앵초는 야생에서 좋은 공기 마시며 자라다 와서 그런지 날이 갈수록 길죽 해지면서 잎이 여리여리 해졌다.

치자꽃은 처음 와서는 몇 송이 꽃을 피우더니 햇살이 부족하여 꽃을 피우지 못하고 꽃이 봉오리째 툭 떨어져 버렸다.

 안 스러워서 지난 주에 학원 뒷 베란다로 야생앵초랑 치자꽃은 가져다 두었다.

근데 갑자기 따가운 햇살 아래 나가서 그런지 여린 야생앵초 잎이 시들시들 말이 아니었다.

물을 듬뿍 주고 그늘에 두고 왔는데 지금은 어쩌고 있는지 주말 보내면서 살짝 걱정이다.



생일이나 어버이날 같은 기념일이 되면 나는 아이들에게 이거 저거 사 달라고 지정을 해 준다.

엉뚱한 거 사 오는 것 보다 내가 필요한 것을 사면 좋을 듯해서도 그렇고 아이들 주머니 사정도 나름은 생각한 방편이었다.

이번에도 내가 사고 싶었던 옷을 골랐고 각각 얼마씩 옷값을 보내면 된다하였는데

아이들이 돈을 훨씬 더 많이 보내왔다. 왜 이렇게 많이 보냈냐니까 더 필요한 거 있으면 사란다.

흐미 기특한 것들....ㅋㅋ


아이들 준 돈 들고 부산 화훼시장으로 팔랑팔랑 날라 가서 맘가는 꽃들을 데불고 왔다.

부산 화훼시장은 이번이 처음 걸음이었는데 그 규모가 어마무시하였다.

꽃집들이 밀집하여 많이도 늘어 서 있어 좋아하는 꽃들을 실컷 볼 수 있었다.

꽃들도 유행을 타는 듯하다. 예전에 한참 유행하던 산사베리아나 스투키 같은 것은 이제는 뒷코너 신세였다.


부산 화훼 시장의 화초 값은 일반 꽃집의 30~40% 정도 저렴하였다.

화분도 같이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하였고, 무엇보다 좋은 것은 그 자리에서 분갈이를 서비스로 해 주는 것이었다.

맘가는 화초를 7개나 골랐는데 그걸 집 와서 분갈이를 한다고 생각을 해 보라 하이고....

화초 값도 저렴하고 분갈이도 서비스로 해 주니 완전 일석이조 ^^


화훼단지에서 분갈이를 다 해 왔기 때문에 집 와서는 물 주고 자리 찾아 배치만 하면 되어 가뿐하였다.

스투키는 더 이상 크지 않는 품종으로 햇빛이 없어도 되고 물은 한두 달에 한번 정도 주면 된다하여

방마다 하나씩 배치 시키고 스투키 빠진 자리에 새 분들을 앉혔다.

거실 창가에 키대로 주욱 줄 세워 쇼파에 누워 바라보니 흐뭇~~^^

기존 있던 키 큰 화분들도 새로 들어 온 작은 동생들을 반가이 맞아 주는 듯 했다.^^


 

오랫동안 키운 금전수

이번에 구입한 보석 금전수


이번에 구입 한 것 중 제일로 몸값이 비싼 아이가 '보석 금전수'라는 아이이다.

키가 20cm도 아니 되는 작은 아이인데 25,000원을 주었다.

비싼 것(비싼 품종이나 대품들)을 구입해서 잘 키우지 못하고 죽인 경험이 몇 번 있어서리

이렇게 비싼 아이는 구입하지 않으려 하는 편이지만 금전수를 잘 키운 경험의 자신감으로 데불고 왔다.


기존의 금전수는 1500원짜리 작은 모종을 사서 몇년 동안 키워 이제는 7~80CM 대품이 되었다. 

물은 한 달에 두번 정도 주었는데 이번에 가서 배우니 한달에 한번만 줘도 된다고 하였다.

많이 주는 것보다 아니 주는 것이 이 아이들에게는 좋다 하였다.

물론 물주기는 환경에 따라 많이 다르므로 화초 키울 때 처한 환경에 따라 달리 주어야 한다.

실내에서 키우기에 금전수 만한 초록이가 없지 싶다. 1년내내 초록초록에 공기정화도 해 주고,

물도 자주 주지 않아도 되고, 포기 늘리기도 잘 하면서 쑥쑥 잘 자라기도 한다.


'보석 금전수'는 금전수와 언듯 보면 같은 듯하지만 확연히 모양새가 다르다.

잎과 잎사이 마디가 짧고 잎이 둥글며 좀 야무져 보인다.

야무지고 단단하게 빛나 보여서 '보석 금전수'인가?

하여간 이름도 혹하게 잘도 지었다.^^

이름값 하도록 비싼 몸값에 팔기 위함인지 아주 어린 모종은 보이지 않았다.


근데 보석금전수 외에도 금전수랑 모양새는 똑 같으면서 잎과 줄기가  검은색인 '흑진주 금전수'를 본 적이 있다.

흑진주 금전수는 이름은 그럴듯 하였지만 색깔이 검은색이라 영 호감이 가지 않았다.

사람 보는 눈은 다 비슷한지 그 넓고 넓은 화훼단지를 돌아 보는 동안 '흑진주 금전수'는 보이지 않았다.

계절 타는 초록이도 아닌데 없는 것을 보면 단종이 된 것인지.....



좋아하는 화초들 들이니 기분이 환해졌다.

저녁 먹고 공원으로 산책 나가 아이들 타는 1인용 스프링 시소도 타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