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이야기

겨울사랑-자작나무 / 자작나무 연서 / 이수동의 동화같은 그림

#경린 2010. 11. 26. 09:10

 


 


겨 울 사 랑 / 이수동



 
밤새워 연애 편지를 썼었습니다


물에 젖은 채로도 불에 넣으면 '자작자작'하며 타들어 간다는 자작나무. 하얀 수피가 너무나 아름다워 옛날 우리 조상들이 무척 귀하게 여겼지만, 워낙 추운 곳에서만 자라는 탓에 남한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었다.
(닥터지바고)의 눈부신 설경을 기억하는 사람은 자작나무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눈이 시릴 만큼 하얗게 펼쳐진 설원 위에 하얀 수피를 입고 하늘로 곧게 뻗은 자작나무 숲을.
예로부터 내려오는 자작나무에 관한 전설 하나. 자작나무의 하얀 수피를 조심스럽게 벗겨 수피 그 위에 때묻지 않은 연정의 편지를 써서 보내면 사랑이 이루어진단다. 이루지 못한 사랑일수록 자작나무로 만든 편지가 힘을 발휘한다나.

우종영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중에서



받은편지 호주머니에 잘 넣고 그대 찾아 갑니다 꽃 같은 그림자가 먼저 갑니다



타는가슴 - 이수동


그녀가 가늘 길, 그녀의 그림자 그대에게는 모두 꽃길이어라

 
사랑이 이루어지길 
가슴으로 간절히 바라며 
그 옛날 많은 연인들이 
자작나무의 수피 위에 
말 못 할 애끓는 연정을
담아 보냈다지요.

내 사랑하는 그대에게 밤새워 편지를 씁니다.
그 혹독한 추위도 이겨낸 부드럽디 부드러운 자작나무의 하얀 수피위에
눈송이처럼 쌓여만 가는 그대 향한 고운 연정을 날마다 까치발로 서서 그대 기다리는 마음을
자작나무의 하얀 속살에 하얀 내 그리움을 깨알같이 적어내립니다.
그대 은혜하는 맘을 담아
자작나무 연서 / 경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