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주저림

베란다정원의 봄과 여름

#경린 2023. 6. 16. 14:32

 

 

비가 오면 심경의 변화가 있는 것인지 비오는 날 베란다 사진이 봄의 것도 있고 여름이 오고 있는 즈음의 것도 있다.

봄에는 앵초가 피어났고 그 뒤 한련화 붉은 꽃이 피고 지는가 싶더니 6월 어느 날은 수국이 한창이다. 수국이 지고 나면 라임색 목수국꽃이 등불 밝히듯 피어날 것이다. 때를 알고 그에 맞추어 피어나는 것이 신기하다.

 

밭에 가면 잡초들도 그 때라는 것이 있다.  겨울 찬기운이 가시기 전 제일 먼저 꽃을 피워내는 것이 보라빛 개불알꽃이다. 처음엔 그 앙징스러움이 이뻐 그냥 두었는데  그 무성함에 나의 꽃과 나무들이 설 자리가 없어 보이는 족족 뽑아 버린다. 한삼덩굴, 쇠뜨기, 도깨비바늘이 제일로 골치 아픈 잡초들이고 이름도 모를 잡초들이 수서대로 줄지어 올라온다. 한가지 뽑고 나면 그 다음 또 다른 종류들이 바톤을 이어 자라난다. 끝도 없다. 잡초들도 순서대로 피어나고 지고 한다는 것이 신기하다. 세상 이치가 그렇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듯하기도 하다. 뭐든 때가 있다고

 

 

'일상의 주저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대아파트 여름 가든  (0) 2022.10.27
배달로 온 과일요거트  (0) 2022.07.16
봄이 오면  (0) 2022.02.16
어쩌다 보니 밭농사  (0) 2021.12.01
오랜 친구들과 함께 (창녕 농막에서)  (0) 2021.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