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가끔은 그래도 되지 않을까...요?

#경린 2010. 8. 28. 10:01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많이 바쁠거라 생각했었는데 갑자기 시원하게 쏟아지는 소나기 덕분에 커피한 잔을 마주 하는 여유를 가져봅니다. 한 낮의 뜨거운 열기를 식혀 주는 고마운 비와 커피향에 싸여 실눈을 하고 한없는 감상 속으로 빠져듭니다. 음악까지 있으면 금상첨화인데 ... 욕심이 너무 지나치면 안 되는 것인디...^^ 아, 비야 비야! 가슴속으로 스며드는 비에 홀려 일손을 놓은 채, 조그만 창문 밖 저 넘어 시원하게 쏟아지는 빗줄기의 장단에 젖어 지금도 지나가며 사라지고 있는 시간 속 뛰어 들어오는 아이들의 어수선함에 소나기와 함께 찾아 왔던 상념은 웽웽웽 울리며 허공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철딱서니 없는... 아니 천진난만한 우리 아이들의 환희에 눈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빗물로 데스크 바닥을 흥건히 그림 그려 질퍽하게 만들고 깔깔 거리고 있는 아이들.. 비 맞는 시원함이 좋아 다시 우산 없이 밖으로 삼삼오오 짝지어 환하게 나가는 그들을 혼내기 보다는 함께 미소 지어줍니다.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비를 흠뻑 맞는 다는 것, 그것조차도 맘대로 못 하는 그런 어른이 되기 전에, 그 때 아니면 언제 할 지 모르니 실컷 해 보아라 하는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가끔은 세파와 싸우느라 무장하고 삶의 무게에 짓눌려 버린 어린아이의 마음을 꺼내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는 나의 어린마음을 어른의 마음은 부끄러워하고 질책하고 포장해버리기 바쁜듯합니다. 나오는 그대로가 아닌 나오기 전에 한번 더 둘러보고 꾸며주는......그러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순수하고 영롱한 생명을 가진 언어들과 행동들은 갈고 닦이여 형상화 되어 그렇게 보여주기식의 무미건조하고 무감각한 어른의 것들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이제는 그렇지 않은 것이 너무나도 이상하고 낯설어져 버린 어른말입니다. 나 어릴 때를 보나 지금의 아이들을 보나 언제나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고 호기심 덩어리에다가 경험하고 싶은 어른의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시간도 늘 더디간다고 여겨집니다. 그런데 이것저것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경험하고나니 모든 것이 너무나 익숙해져 버리고 하나도 새로울 것도 경이로울 것도 없어져버린 것입니다. 그기다가 시간이라는 넘은 또 어찌이리도 빨리 휘리릭하고 지나가 버리는지 감탄하고 있을 여가도 없습니다.

 




퍼붓는 비를 그대로 맞은 친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팔랑팔랑 뛰어 들어오며 피어 올리는 웃음이 비 맞은 생쥐들을 바쁘게 닦아주고 있는 선생님들의 손놀림에도 전염이 되어 모두들 신이나 덩실거리는 춤의 한마당 같았습니다. 에고머니나! 근디 우리딸도... 비 맞은 생쥐꼴이 되어 뛰어 들어오며 하는 말... "어~~ 기분 조오타~~~ " ^^ 우리도 우리마음 속 어린아이들을 꽁꽁 숨겨 두지만 말고 가끔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꺼집어 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생동감 넘치는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와!”하고 주책스럽게 감탄도 하고, 아프면 아프다하고, 슬프면 슬프다하며 있는 그대로 함께 뛰어 놀게 내버려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끔은 그래도 되지 않을까요? ^^ / 경린 10년만 젊었어도 위 사진맹키로도 함 해 볼낀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