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

#경린 2010. 8. 22. 07:30

 


 


칼날 같았던 햇살이 어느새 무뎌져 누그러지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매미소리보다는 귀뚜라미 소리가 정겨워 지는 때 8월23일.....처서 처서가 지나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고 나면 쑥쑥 자라나던 풀들도 기가 꺾여 더 자라지 않으니 조상님 산소도 벌초하여 말숙한 옷으로 갈아 입혀드리고..... 또한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 라는 속담으로 알 수 있듯이 웽웽웽~~~ 여름내내 밤잠을 설치게 하고 그것도 모잘라 내피까지 기똥차게 빨아 먹던 모기가 맥을 못 추게 되어 그 극성스러움도 사라지고....ㅋㅋ 근디 요즘 모기들은 계절도 엄써요.. 엊저녁에도 우찌나 웽웽 그리든지...아공..^^
 


어느 해, 여름을 마무리 짓고 방학을 끝내 갈 무렵 개구쟁이 한 넘이 투명 통에 모기를 잔뜩 잡아서는 항의하듯 나를 찾아 왔다. “쌤요, 처서가 지나모 모기입이 삐뚤어 진담시롱요. 근데 보이소 항개도 안 삐뚤어 졌는데요. 삐뚤어지기는 커녕 엇저녁에도 물릿는데요. 보이소“ 하며 지난밤 모기에게 협혈을 당하여 발가족족 봉긋 부어 오른 팔뚝과 몇 넘은 바닥에 자빠져 있고 몇 넘은 아직도 날고 있는 모기통을 나에게 보란 듯 디민다. 하이고 이런이런~~~ 모기를 우찌 생포 하였을꼬.... 대단한 울 제자여....ㅎㅎ 그렇다.... 사람이 사람을 못 살게 하는 세상이 되어 이상 기온이 오고 자연은 몸살을 앓고... 한 겨울에도 모기가 기승을 부리니.....통탄 할 노릇... 생각 해 보니 모기도 고달프것다. 겨울에는 겨울잠 자야 하는디 철도 모르게 난방을 잘 해 주니 깨어나 돌아다니다 동사해야 할 기고한 팔자......ㅋ 지금쯤이면 모기 입이 돌아가기 시작 했을꺼나........^^

 


또 '처서에 비가 오면 독의 곡식도 준다' 인공으로 비를 만들어 내고 계절과 상관없이 풋것을 먹을 수 있는 세상이긴 하지만... 오곡이 맑은 바람과 따뜻한 햇볕의 기운으로 풍년이 들어 각박한 세상사 풍성한 인심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제까지만 해도 하루종일 비가 오는지라 올 처서에는 비가 오려나...안 오려나... 걱정이 되더니만 다행히 비는 그치고 햇님 빵긋~~~ 오메~~~ 올해도 풍년이어요~~~ ^^ 어허둥둥 한가로웠던 들녘의 여름 누구에게 심술을 부리는지 먹구름 잔뜩 이다가 무슨 슬픔인지 알수 없는 국지성 호우에다가 화살을 마음껏 쏘아 온 대지를 쩍쩍 갈라지게 했던 가뭄 그렇게 하늘은 올 여름도 춤을 추었고 그 춤사위에 한 눈 팔려 '어정칠월 건들팔월' 칠월이와 팔월이가 어정어정 건들건들.... 그렇게 '어정뜨기는 칠팔월 개구리' 처럼 덤벙덤벙 지나가고 있다......^^ 조기 가까이 성큼 다가 온 가을이의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행진곡 삼아...^^ 08년 처서를 앞두고 비 오다 그침 / 경린